국민의당이 ‘문준용 취업특혜’ 일부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시 조작된 녹취록에 등장한 문준용씨 ‘동료’라고 주장한 A씨와의 언론 인터뷰가 주선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취소됐던 배경이 전해졌다. 이유미씨가 A씨의 신분 공개를 꺼리며 제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당시 당 차원에서는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에서 문준용 제보조작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28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유미씨가 그 분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꺼리고 있다라고 얘기를 하니까 당시에는 이미 문재인 후보가 상당히 확정적으로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용기 있는 진술을 할 경우에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당시 이유미씨가 조작된 제보자인 A씨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제보자의 음성 변조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취지다.

특히 김관영 의원은 당시 5월5일 기자회견 전 국민의당 검증팀에서도 이유미씨에게 “증거가 다소 조악한 면이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파슨스 스쿨에 동료라고 한 그 사람에 대한 인적사항을 파악해야 기자들이 그 사람한테 직접 정확한 사실관계를 직접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A씨의 인적사항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에 따르면 이유미씨가 “그 사람이 파슨스 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대기업에 취업 중인데 엄청나게 어려운 결단을 해서 증언을 해줬는데 그 양반한테 직접 기자들이 전화를 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회사를 다닐 수가 없다”며 “그 분을 설득해 내가 이메일 주소를 받아오겠다. 그러니 이메일주소를 받아오면 거기로 기자들이 서면으로 질문을 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래서 검증팀에서도 이 정도면 믿을 수 있겠다라고 해서 발표를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기자회견 이후 이메일 주소를 건네받아 인터뷰를 보냈는데도 답이 오지 않았다. 김 의원은 “기자들이 왜 답이 안오냐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또 그쪽에서는 언론보도가 나간 다음에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파장이 커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두렵다. 더 이상 언론들과 접촉하지 않겠다. 이렇게 당사자가 얘기를 하고 있다고 (이유미씨가) 얘기했다”고 전했다. 당시 상황상 그럴 수도 있겠다고 당에서도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당시 이유미씨가 조작한 증거의 당사자와 언론 간 접촉을 피하기 위해 이메일만으로 인터뷰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를 내밀었고, 당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언론사와 A씨 간 인터뷰가 자연스럽게 취소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5월5일 기자회견에서 제보자가 음성을 편집해서 목소리가 특정되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김성호 당시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이 밝혔던 사실에 비춰봤을 때, 당 내에서는 변조편집 전 A씨의 목소리를 이미 들었던 사람이 있지 않았겠냐는 의문도 나온다.

김관영 의원은 “정확하게 그 부분까지는 파악을 안 했다”면서도 “당시에는 그 부분이 너무 핫한 이슈였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시도를 통해서 획득하기 힘든 것들을 획득해왔다라는 생각들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유미씨가) 그 분을 보호해야 된다는 그런 얘기를 자꾸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른바 신분 노출을 꺼리는 제보자를 억지로 신분 노출시켰다가 ‘고급정보’가 날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바람에 검증에 소홀해졌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김관영 의원은 또한 이유미씨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판단은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고 있던 이용주 의원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 차원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유미씨가) 이게 사실은 조작이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이용주 의원도 깜짝 놀라서 진상을 파악해 보고 관련된 당시 언론 보도에 참여하신 분들 몇 명 만나서 당시 상황을 쭉 들어보고 했는데 이용주 의원 본인의 판단으로는 이유미 당원의 개인적인 조작극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용주 의원 얘기도 나름 그 분이 부장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얘기를 하고 있다”며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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