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5시,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 차려진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는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49제가 진행됐다. 1시간 20여분 동안 진행된 제사가 끝났을 때 갑자기 한 유가족이 사회자의 마이크를 잡고 몇 명 남지 않은 기자들을 향해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인 최순복(61.여) 씨의 남편 최인수 씨였다.

최씨의 말에 따르면 아내의 시신은 지난 4월 30일에 206번째로 발견됐고 정부는 그날 오전 11시경 유가족에게 최순복 씨의 유류품을 전달했다. 그때 가방과 그 안에 지갑 등 다른 유류품은 다 있었는데 핸드폰만 없었다. 최씨가 묻지도 않았는데 해수부는 ‘핸드폰은 정부 지침으로 조사할게 있으니 협조해달라. 나중에 돌려주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다. 최씨는 아내의 핸드폰을 돌려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최인수 씨는 "우리 집사람은 간첩도 아닙니다. 오직 가정에 충실하고 고생만 하다 회갑기념으로 제주여행 간 죄밖에 없는데 살릴 수 있는 그 사람을 죽여 놓고서 핸드폰마저 돌려주지 않는게 어떻게 된 일인가? 게다가 지금은 딴 소리를 한다. 핸드폰을 건지지도 않았고, 그런(조사하고 나중에 돌려주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하니 이건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얘기" 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의 딸은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엄마(최순복)는 단체로 제주여행을 떠났던 용유초등학교 동창 모임 부회장이었고, 사고 당시 구명조끼 단추를 하나만 채우고 있던 친구에게 두 개 모두 채우라며 꼼꼼하게 챙겨줄 정도였다"면서 "그 친구분은 살아나왔지만 정작 엄마는 살아나오지 못했다. 물건 간수도 꼼꼼한 분이라 유류품에서 다른 모든 물건들은 다 나왔다. 지갑에 고스란히 남았던 회비(지폐)는 잘 말려서 나누어 드렸는데, 핸드폰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며 억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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