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이렇게 의미가 남다른 날 주요 일간지 사진기자들은 특집으로 준비되는 지면의 1면을 채울 사진 때문에, 편집기자들은 그 사진을 기사와 함께 멋지게 앉힐 디자인 아이디어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게 되는데요. 오늘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1면 사진과 편집이 눈에 띕니다.

중앙은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백령도의 철조망에 주민과 예술가들이 설치한 장미꽃을 찍은 사진을 제호 아래 가로로 길게 썼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과 함께 평화를 향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그 오른쪽 아래는 다음주에 박근혜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떠나는 일정에 맞춘 기획인 듯 보이는 '대통령의 여름휴가' 박스 기사가 보이는데요. 휴가가 주는 여유로운 느낌을 살린 여백의 미가 돋보입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등으로 혼란스런 정국에서 휴가 떠나는 박 대통령의 마은은 여유로울지 모르겠지만요. 

   
▲ 27일자 중앙일보 1면
 
 

동아는 언론사 최초로 판문점을 1박2일 취재했다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야경을 제호 위에 싣는 다소 파격적인 편집을 선보였습니다.

   
27일자 동아일보 1면
 
 

반면 한겨레는 현재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중심 인물 남재준 국정원장이 지난 2002년 6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재직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북한 도발 징후 보고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당시 5679부대장 한철용 소장의 인터뷰를 특집 기사로 실었습니다. 사진과 편집은 평이합니다.

   
▲ 27일자 한겨레 1면
 
 
경향은 정전 60주년의 의미를 해설해 주는 칼럼형식의 기사와 함께 휴전선과 녹슨 철모를 합성하고 나비만 컬러로 살리는 고전적인 이미지 합성이 독특해 보입니다. 그 아래 배치된 '남북간의 긴장과 화해' 인포그래픽이 인상적입니다. 좌에서 우로 연도별로 사건들이 배치되고, 화해국면으로 갈수록 위로 올라가는 그래프 기획이 신선합니다.

   
▲ 27일자 경향신문 1면
 
 

오늘의 가장 밋밋한 1면 사진과 편집은 조선일보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신문들과는 달리 특별히 <토요판>을 운용하지 않기 때문인 듯도 하구요. 정전 60주년을 맞아 방한한 UN 참전용사들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분향 후 거수경례하는 모습을 담은 1면 사진인데요. 독자를 노려보는 듯한 참전 군인의 눈매 만큼이나 딱딱하게도 제목은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입니다.

   
▲ 27일자 조선일보 1면
 
 

아,,,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짝퉁 한국일보'는 계속 발행되고 있는데요. 공교롭게도 오늘 가장 밋밋한 1면에 선정된 조선일보를 고대로 따라한 듯한 '성의없는?' 사진 선정과 편집이 돋보입니다. 연합사진을 썼는데요 조선일보처럼 사진을 좀 더 인상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트리밍'의 성의도 보이지 않습니다. 솜씨 좋은 한국일보 사진기자들과 편집기자들이 편집국에서 일을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 영예의 '워스트 1면 상'은 아무래도 '짝퉁 한국일보'에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27일자 한국일보 1면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