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대통령 자리에 앉으면 나라 경제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오천만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라는 엄중한 책임감이 문득 문득 엄습할 터다. 게다가 언론이 끈질기게 ‘경제 위기’를 들먹이고 그 원인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있다고 몰아치면 흔들리게 마련이다. 선한 대통령일수록 짐의 무게는 더 큰 법이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으로 국가 경제를 실험하지 말라는 ‘협박’이 정치 모리배들 아닌 대학 교수의 입을 빌려 나올 때는 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찬찬히 짚을 필요가 있다. 경제 위기를 부르대는 언론과 그 언론에 기웃...
가슴을 가다듬고 두드린다. SOS. 긴급구조신호다. ‘소득주도 성장호’ 침몰 위기. 몇 차례나 가만히 있으려 했다. 지켜보자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거센 파도가 ‘소득주도 성장호’를 끊임없이 때린다. 소득주도 성장론이 되레 소득분배를 악화한다는 아우성이 나온 것은 오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뒤 처음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청와대야 말로 정말 유능해야 한다”고 당부한 까닭도 저간의 비난들을 염두에 두었을 터다. 조국 민정수석도 “민생과 일자리, 소득 증가에서 국민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정부는 버림...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참패하리라는 것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예고된 바 있었지만 실제로 드러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 14곳 가운데 대구와 경북(통칭 TK)에서만 당선자를 냈는데, 그것조차 종전처럼 압승은 아니었다. 서울의 기초단체장(구청장) 당선자 25명 가운데 24명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라는 사실도 놀랍기는 하지만, ‘보수의 요새’였던 강남·서초·송파중에서 서초 단 한 군데만이 한국당 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은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강남 3구조차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렸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엊그제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에서 우리 언론학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연구가 나왔다. ‘포털 저널리즘 연구의 경로 의존성과 탈맥락성’이라는 이 연구는 새로운 테크놀러지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저널리즘에 대한 언론학의 ‘새로운’ 이론과 방법이 결핍돼 있다고 지적한다. 과학의 책무를 무엇일까. ‘탈신비화’다. 대상을 둘러싼 신비로움을 걷어내는 일이다. 플랫폼, AI 뿐만 아니라 그 어떤 발달된 미래 기술을 분석하더라도 그 목적은 언제나 하나, ‘탈신비화’다. 이를 위해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생산력과 생산관계라는 ‘현실...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이 마침내 풀려났다. 본란에서 네 차례나 석방을 촉구한 필자로선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다. 다만 짚고 싶다. 한상균을 살천스레 비난해온 조선일보는 논외로 하자. 절대 다수의 언론이 촛불 정부 아래서도 그가 철창에 갇힌 모순을 보도하지 않았다. 일부 ‘깨시민’은 한상균을 왜 석방하느냐고 힐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굳이 그 사실을 적는 까닭은 한상균의 석방과 별개로 노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이 민망할 만큼 낮아서다. 대한민국 국민은 학교에서 노동의 의미를 배우지 못한다. 언론도 오랜 세월에 걸쳐 노동...
독일 방송의 아버지 한스 브레도프(Hans Bredow)는 히틀러 집권 당시 방송 이념 문제로 제국방송의 사장에서 파면 당한다. 방송 민주화는 그의 신념이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브레도프는 공영방송 재건의 임무를 맡아 지구상 가장 민주적인 협치(Governance)구조를 가진 공영방송 이사회를 구성한다. 그는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수십 명과 소수의 정치인으로 ‘방송의회’를 구성한다. 브레도프의 공헌으로 독일 공영방송 ZDF의 이사회에는 오늘날 무려 60명의 이사가 포진돼 있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얼마 전 정치인 비율을 더 줄이...
최근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관한 보도에 앞장서면서 ‘종횡무진’ 하던 TV조선이 암초에 부닥쳤다. 사건 취재에 나선 그 매체의 기자가 무단주거침입과 절도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기 때문이다. 그 기자는 지난 18일 새벽 ‘드루킹 일파’의 근거지로 알려진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출판사 앞에서 서성대다가 그 건물 3층에서 인테리어업체를 운영한다고 자처하는 남자로부터 귀가 번쩍 뜨이는 제안을 받았다. “내가 드루킹이랑 한 식구로, 지금 이 사무실을 관리하고 있는데 생각이 있으면 같이 들어갑시다.” 이미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
이미 사라진 언어를 미디어가 선거철을 맞아 무분별하게 부활시키고 있다. 국내 주요 언론사는 한글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PK·TK’를 관행처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로마자표기준칙을 어기고 있다.정치 뉴스제목만 검색해도 ‘PK·TK’가 홍수를 이룬다. “여당 정공법에 야 ‘드루킹 방지법’ 발의 PK 확전 공세”(경향신문), “민주당 내부 김 의원 거취 충돌설- PK 넘어 지방선거 악영향 우려“(조선일보) 등… 심지어 부산에서 발행하는 부산일보, 국제신문도 여전히 PK라고 표현하고 있다. “‘TK 뺀 15곳’ 노리던 ...
저널리즘 위기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많지만, 대부분 본질에서 상당히 벗어난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소셜미디어 같은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해서라거나 기레기 때문이라고 화살을 겨누어보지만 답이 시원치는 않다. 위기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없으니 이런 답답한 마음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저널리즘 위기의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수익 구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미디어 콘텐츠에 돈을 내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돈이 있어야 저널리즘 사업을 할 것 아니겠는가. 이 단순한 사실은 저널리즘이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MBC(문화방송)가 스스로 ‘조작보도를 했다’는 충격적 고백을 내놓았다. 더구나 선거기간에 특정후보의 이미지에 치명적 상처가 되는 ‘논문표절 의혹’이라는 보도는 사실상 조작이었다는 결론은 허탈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영향력이 큰 방송사가 마음먹고 선거철에 ‘의혹’을 내세워 정치적 조작방송을 할 경우, 후보자는 누구든 치명적 데미지를 받게 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보다 신중한 보도를 요구하지만 ‘언론자유’를 내세우며 이를 무력화 시킨다. 내부의 ‘게이트 키핑’이 제역할을 못한 정도가 아...
미디어오늘을 읽어야 이슈의 흐름과 맥락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는 14년 동안 계속된 미디어오늘의 간판 상품입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를 카드뉴스로도 동시에 발행합니다. 미디어오늘이 뉴스의 이면, 팩트 너머의 진실을 추적합니다. 미디어오늘과 함께 아침을 시작하세요. - 편집자 주 [ 오늘 아침신문 핵심키워드 ] #1 ‘드루킹 게이트’ 이름 붙었다 네이버 댓글 매크로 조작 논란 조선, 중앙일보 ‘정권 차원의 드루킹 게이트’로 명명 보수정당도 “워터게이트와 다르지 않다” 공세 #2 ‘종전’ 언급, 평화체제 급물살 ...
대한항공 조현아가 ‘땅콩 회항’을 일으켜 여론의 도마에 올랐을 때, 동생 현민은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으름장 놓았다. 살천스런 언행의 결과가 오늘이다. 자신은 물론 언니까지 다시 국제적 망신을 불렀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공영방송(BBC)까지 최근 불거진 조현민의 ‘갑질’을 보도했다. ‘땅콩 분노’로 세계적 유명세를 탄 조현아가 언니라는 사실이 기사에 담긴 것은 물론이다. 조현민의 갑질은 상상을 넘어선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접속한 조현민의 ‘녹음 괴성’은 소름마저 돋게 한다. 과연 저 ‘발광’이 대한민국 국적기 전무이사의 업...
2016년 10월 29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이래 23차에 걸쳐 1700만여 명이 참여한 촛불집회에서 가장 많이 불린 노래들 가운데 하나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윤민석 작사·작곡)였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 노래는 2014년 4월16일 오전에 일어난 세월호 침몰 참사를 소재로 한 것이지만 당시 대통령 박근혜와 ‘상왕’ 최순실이 저지른 국정농단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 그들을 응징해야 한다는 결의의 표현이기도 했다. 세...
미약한 근거로 의혹을 부풀리는 위험한 수법을 TV조선이 실행에 옮겼다. 여권의 유력한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보다 신중한 보도가 요구됐지만 TV조선은 단정적 표현으로 공격의 날을 세웠다.TV조선이 최근 뉴스7을 통해 “경찰은 ‘댓글 공작팀’의 주범과 수백 건의 문자를 주고받은 여권 인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의원이라고 확인했다”며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드루킹’) 김씨의 스마트폰에서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수 백건의 메시지를...
‘특권과 갑질’이 판치던 한국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에 역행하며 특권과 특혜가 체질화 된 군상들의 몰지각한 행태는 공정한 사회확립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문제는 그런 무책임한 행태에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지않는 것이 더 심각한 부정적 사회현상이다.2014년 전국민적 분노를 가져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여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이 사회적 분노를 야기시키고 있다. 조 전무가 대한항공 광고를 맡은 광고회사와의 회의 도중 자신의 질문에 답을 못한...
2012년 6월 서울행정법원은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산재소송을 심리하던 중 삼성전자에게 원고가 근무했던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이하 ‘작업환경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후로도 여러 차례 법원은 각기 다른 사건에서 삼성 혹은 고용노동부에게 같은 자료를 요청을 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가 제대로 제출된 적은 없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 임의로 삭제·편집된 정체불명의 자료가 제출되거나 “사업장의 영업비밀이 포함되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아무런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2014년 10월 어느 직업병 피해가족...
최근 삼성 ‘작업환경 보고서’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고용노동부의 보고서 공개 결정에 대해 삼성은 행정심판과 소송까지 제기하며 이를 막으려 합니다. 수많은 언론들은 고용노동부를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도대체 이 보고서가 무엇인지, 그동안 이 보고서와 관련하여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편집자주 산재입증을 위한 정보공개청구가 “회사 괴롭히기 위한 권리남용”이라던 삼성, 법원 판결로 보고서가 공개되자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마라” 편지 보내 고(故) 이범우씨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27년간 일하다 백혈병에 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기자들의 무례함에 화를 냈다. “후보 추대식에서 예의 없이 중도 사퇴를 질문하느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장기자들의 무례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노컷뉴스는 “자유한국당이 10일 ‘서울시장 후보 추대 결의식’을 열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추대했다”면서 “여당 후보 독주를 막기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압박하는 상황과 관련해 김 전 지사 ‘중도 사퇴’ 가능성을 질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이 “예의없다”고 반발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홍준표 대표 등 당...
한 인간의 인생 드라마를 이처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전 세계사를 통해서도 드물다. 아버지에 이어 최초 부녀 대통령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많은 최초 기록을 갈아치우며 ‘선거의 여왕’에서 마침내 이 땅에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헌정사 최초로 탄핵 당하는 대통령, 최초로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당한 대통령, 구속수사에 이어 1심 법원에서 그의 범죄혐의 18개 중16개가 유죄로 인정돼 24년의 중형과 벌금 180억 원이 선고되는 판결내용이 역시 최초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중죄인이 된 대통령의 불행은 국민의 불행이고 ...
홍보는 정보가 아니다. 언론사가 뉴스와 정보를 전달할 때 보편적으로 중시하는 3 요소는 바로 공정성과 객관성, 정보적 가치로 볼 수 있다. 이런 요소를 갖췄더라도 돈이라는 변수가 개입되면 정보의 공정성이나 그 가치는 왜곡될 위험이 높다.‘미디어오늘’이 정보공개를 통해 보도한 “농림부, 정책 홍보 위해 4억8000만원 주고 지면 샀다”는 제하의 기사는 뉴스기관, 언론사들이 어떤 식으로 돈을 받고 관변 홍보를 정보로 포장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했는가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 관련기사 : 농림부, 정책 홍보 위해 4억8000만 원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