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매거진2580’(한정우 기자)이 지난 7일 방송에서 이례적으로 언론의 대선보도를 비판, 주목을 끌었다. 시사매거진은 이번 15대 대선보도가 지난 14대 때보다 공정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불공정 사례들을 지적했다. 그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 것은 최근 국민신당이 폭로한 중앙일보의 ‘이회창 후보 경선전략 문제점과 개선방향’ 문건. 시사매거진은 이 문건의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국민신당과 중앙일보 양측간에 벌어진 공방을 소개했다.

시사매거진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위력을 발휘한 여론조사가 특정 후보 키우기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비판했다. 이인제 후보가 이회창 후보보다 10%가량 앞설 때는 3강구도라고 제목을 달다 이회창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앞서자마자 2강구도라고 단정한 것, 두 이후보의 단일화를 유도하는 조사방식, 오차범위를 무시한 지역별 조사결과 공표 등이 특정후보 키우기의 의혹을 받았다.

또 기자들의 주관적 판단인 지역별 판세분석이 교묘하게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으며 TV토론은 정쟁과 상대방 비난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뉴스도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는 데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시사매거진의 비판 대상엔 자사인 MBC도 예외일 수 없었다. 그동안 방송이 신문을 포함해 언론을 비평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시사매거진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자사를 포함한 언론의 편파보도를 전면적으로 비판했다는 사실은 취재의 성역을 깨고 언론 스스로의 반성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시사매거진팀은 이 프로그램이 밖에 알려질 경우 ‘햇빛’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극도의 보안 속에서 준비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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