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요즘 지자체 선거 준비로 눈코뜰 새 없이 분주하다. 먼저 초미의 관심사인 후보자간 TV토론회 준비. 일정과 시간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여야간 공방이 벌어져 방송사들을 괴롭히고 있다.

TV 3사는 당초 14일 지역별 TV토론 일정을 정했으나 한나라당이 “서울지역 토론회 일정이 지자체 선거일 직전 몰려 있어 야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짜여져 있다”고 반대, 18일 재조정했다. 시간도 한나라당의 요구대로 밤 11시에서 밤 10시로 한시간 앞당겼다.

TV3사는 지난 대선 당시 TV토론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찬스타임제’를 실시하고 패널리스트를 두기로 했다. 찬스타임제란 각 후보가 3회에 한해 30초 동안 답변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로 답변시간을 경직되게 운영했을 때 발생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

사회자와 함께 언론사 간부들을 중심으로 4명의 패널리스트를 두어 다차원적 검증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사회자는 정운영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선정됐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KBS·MBC 본사와 SBS, 인천방송이 주관이 되고 각 지방은 KBS지방국, MBC 지방사와 지역민방이 맡는다. 광역단체장과 달리 기초단체장의 TV토론은 케이블TV의 종합유선방송사가 관할한다.

TV 3사는 현재 1차례씩 여론조사를 실시, 보도했으며 앞으로 몇차례 더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하거나 판세분석 기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출구조사에 대해선 공동, 혹은 독자 실시 여부를 놓고 현재 TV 3사가 논의 중이다.

TV 3사는 이런 이벤트 외에 지자체 선거 뉴스를 어떻게 차별화할 지에 대해서도 각자 방침을 정하고 있다. KBS는 전국을 10개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팀을 파견, 밑바닥을 훑겠다는 전략이다.

팀당 구성 인원은 3~4명선이고 정치부 기자 외에 사회부, 전국부에서 상당수의 기자가 파견됐다. KBS는 기자들의 해설성 멘트를 가급적 줄이고 후보들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조명하는 데 키포인트를 두겠다고 밝혔다.

MBC는 본사가 수도권을 포괄하고 지방의 경우 지방MBC가 독자적으로 취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본사의 경우 특별팀을 구성하지 않고 기존의 정치부 인력으로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MBC는 이번 선거보도에서만큼은 경마식, 주마간산식 보도를 지양하고 후보자들의 정책을 면밀히 비교하고 검증하는 보도태도를 보이겠다는 각오다. 후보자의 단순동정, 실효성없는 공약이나 성명 등은 최대한 줄이거나 무시하겠다고 밝혔다.

SBS는 수도권만 담당하고 지방은 지역민방이 맡기로 했다. SBS 역시 특별팀을 만들지 않고 기존 정치부 인력으로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SBS는 후보자들이 특별한 정책을 내놓지 않아 정책에 대한 비교·검증이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을 동원해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는 코너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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