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MBC가 보도국장을 교체했다. MBC는 18일 오전 인사발령을 내 박성제 취재센터장(부국장격)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발령했다. 한정우 전 보도국장은 논설위원실로 발령났다. 

정형일 MBC 보도본부장은 보도국장 교체는 뉴스 쇄신을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MBC가 어려울 때 한 전 국장이 고생을 많이 했다. 뉴스를 많이 바꾸려고 한다. 여러 변화를 주려면 새로운 사령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기인사도 아닌 갑작스러운 인사로 요직을 교체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12월 최승호 MBC 사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보도국장에 오른 한 전 국장은 이번 달로 불과 취임 7개월차다. MBC 내부에서도 보도국장 전격 교체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사실상 경질성 인사가 아니냐는 의문이 남는다.

정형일 본부장은 “문책성 인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전 국장 등) 모두가 너무 지쳐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뉴스 형식과 내용 모두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있을 조직개편으로 보도국 조직을 재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MBC 기자들도 MBC 뉴스가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다. 최근 MBC 평기자들은 지금의 뉴스가 △부서장 발제 위주 백화점식 뉴스 △기계적으로 제작하는 단순 스트레이트 뉴스의 열거식 배치 등 5년 전 뉴스와 다르지 않은 형식·내용이라는 의견을 모았다. △사회적 약자나 문화·노동환경 분야 소외 △창의적 심층·탐사 기획보도 부족 등 보도 자체의 문제도 지적됐다.

취재 부서만 10개에 이르는 등 ‘칸막이’ 조직은 뉴스가 개선되지 않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평기자들은 취재 정보 공유가 칸막이를 벗어나지 못해 업무 소통이 막히고, 편집부 리더십이 부족하며 편집회의에서 토론이 실종됐다고 평가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현재 조직 체계로는 백화점식 열거 뉴스로 관행처럼 회귀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실상 모든 걸 바꿔야 한다는 자성이다.

MBC 보도국은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뉴스혁신TF 개편안을 적용해 뉴스에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현재 TF단장을 박성제 신임 보도국장이 맡고 있지만, 향후 혁신 관련 조직을 상설화해 젊은 기자들에게 맡기는 방안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박 신임 보도국장은 “6~7개월 동안 MBC 뉴스가 급히 달려왔는데 다시 새롭게 가보자는 것이 회사 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침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선거방송이나 북미 정상회담, 월드컵 방송 등 MBC 보도본부가 저력을 보여준 사례들도 있었다”며 “새 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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