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이사진은 지난 9년의 청산을 이렇게 시작하면 안 됩니다.”
박진수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이 이렇게 말했다. 언론노조·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와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 등 18명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 서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전 머니투데이방송 대표이사) 내정 철회와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박 지부장은 “손석희 JTBC 보도 부문 사장이 MBC 사장 출마설에 대해 ‘2013년 회사를 떠난 사람이 MBC 상황이 좋아졌다고 금의환향 할 수 없다’고 밝힌 말을 그대로 최 내정자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가 2008년 YTN을 떠나 머니투데이 계열로 자리를 옮긴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 지부장은 “최 내정자는 YTN 내부를 전혀 알지 못하고, 9년의 적폐청산을 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언론노조 YTN지부는 최 내정자 입후보 때부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YTN 파견 이사인 유준수 KT&G 본부장의 책임을 강조했다. 최 정책국장은 “유 본부장은 최남수 내정에 따른 YTN 사태에 책임져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삼공사, 한전KDN, 한국마사회 등 세 대주주가 파견한 이사들이 이 사태를 어떻게 막으려 하는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재 언론노조 한국일보사지부장은 “YTN 9년 투쟁이 이렇게 귀결된다면 ‘자괴감’이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연대 발언을 시작했다.
배 지부장은 머니투데이그룹에 속한 뉴스통신사 ‘뉴시스’ 노사 전체 교섭에 세 차례 참가했던 경험을 밝히며 “노조는 그저 회사의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게 뉴시스 경영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머니투데이그룹에서 온 최 내정자가 YTN 사장으로 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가 자사 홈페이지 소개에서 “언론계에서 유일하게 ‘무차입-무어음-무노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언론노조는 앞으로도 YTN 사내 집회를 열거나 YTN 이사들과의 개별 면담을 신청하는 등 ‘정조준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