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지난 대선기간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에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야당 후보를 비난하는 ‘정치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이들이 미디어오늘을 ‘미디어어눌’, 한겨레신문을 ‘한걸레’라고 표현하는 등 진보언론도 원색적으로 음해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향신문은 29일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지난 대선기간, 해외교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14개국 38개 사이트(미국 15개, 캐나다 4개, 일본 3개, 중국 3개 등)에 정치 관련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경향]사이버사, 미·중 등 교민 많은 나라 집중 공략) 경향은 또한 “진보성향 언론을 비방하는 글도 있었다”며 “지난해 7월 브라질 사이트 ‘남미로’에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의 표제를 ‘미디어어눌’과 ‘한걸레’로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고 전했다.

   
▲ 브라질 교민 사이트 ‘남미로’ 갈무리
 
실제로 남미로에 올라온 신문 합성사진을 보면 미디어오늘이 종북신문으로, 한겨레는 로동신문 자매지로 표현돼 있다. 신문 합성사진 위에는 천안함과 관련해 “매년 의혹제기를 하더니 아주 대놓고 북한 옹호기사를 쓰는구나” “정부와 국민 이간질 책동 쓰레기 기사 한걸레답네” “아우~지겨워! 엔가이 해라! 좀 엔가이” 등의 말풍선이 달려있다. 남미로 외에도 미국 교민 사이트인 ‘워킹유에스에이’, ‘뉴스코리아’에도 ‘가판대 풍경 이거 큰일이군’이라는 제목의 똑같은 글이 올라와 있다.

   
▲ 뉴스코리아 갈무리
 
   
▲ 워킹유에스에이 갈무리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남미 교민을 대상으로 한 사이트 ‘뉴스코리아’에는 사이버사령부가 작성했다고 추정되는 글이 150여건, ‘워킹유에스’와 ‘에스디사람’에는 각각 102건과 84건의 글이 발견됐다. 또한 ‘남미로’에는 430건, 중국 사이트 ‘온바오’에는 95건의 글이 발견됐다.

이들은 북한을 비판하거나 이명박 정권의 업적을 칭송하는 글은 물론 한미FTA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을 종북으로 표현하는 등 야권 인사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재외국민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군 사이버사령부가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을 앞세워 대선개입을 했다는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