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보도에 따르면 정 전 위원은 쾌도난마 제작진에게 “(오후) 4시 반까지 가면 되죠, 서초동서 출발”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방송 시작인 4시 50분까지 정 전 위원은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와 문자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전화의 경우 신호음은 갔지만 받지 않았다. 사고 때문이었다.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정 전 위원은 오후 3시 53분경 서초역 부근에서 차량이 도로 경계석과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차량에 혼자 탑승해 운전 중이던 정 전 위원은 목과 어깨 등에 찰과상을 입고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외상이 없고 검진 결과도 특별한 소견이 없어 오후 7시 10분경 퇴원했다.
그러나 정 전 위원은 방송이 끝나는 오후 5시 50분까지 채널A <쾌도난마> 제작진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쾌도난마> 진행자 박종진 앵커는 “(정 전 위원이) 방송을 정면으로 농락했다. 택시기사의 진술이 맞다는 걸로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생방송 중이었던 <쾌도난마> 제작진은 출연자가 오지 않는 초유의 상황을 시청자에게 고지했고 1부 출연자인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가 2부에서도 방송을 이어가는 식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쾌도난마> 제작진인 한 관계자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쾌도난마>가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출연자가 펑크 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제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정 전 위원의 일방적인 펑크지만 사고가 났다고 하니 사과를 요구하기도 애매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애초 정 전 위원은 5시 20분에 시작하는 2부에 나오기로 했는데 그 전까지 도착을 안 해서 10분까지만 와주시면 방송을 진행하겠다고 문자를 보냈으나 연락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방송사고는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의식이 뚜렷한 상황이었음에도 생방송 출연 예정이던 프로그램에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아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시청자 양준환씨는 <쾌도난마> 시청자게시판을 통해 “방송출연이 동창회 나가는 건가. (정준길) 사고사진을 보면 태연하게 자동차를 살피고 있던데 제대로 된 인간이면 방송국에 빨리 연락하는 게 순서”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준길, 이 사고, 무척 이상하네요. 차 옆이 긁히고, 타박상과 찰과상만 입었답니다. 그럼 방송국에 전화 한 통 넣지”라고 촌평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방송출연에 부담을 느낀 정 전 위원이 ‘셀프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정 전 위원의 사고를 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이 아니라 ‘교통사고를 내고 병원에 입원’으로 정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12일자 기사에서 “방송 출연을 미루려고 교통사고를 낸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정 전 위원의 설명을 직접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