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는 8일자 신문에 김정은 답방 날짜가 오는 18~20일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점 찍었다. 한국일보는 이날 4면에 ‘靑, 김정은 답방 대기… 18~20일 가능성’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한국일보는 그 근거로 외국 출장 나가 있던 통일부 등 관련 부처 직원들이 이 날짜 직전에 대거 귀국하고 청와대 참모들도 이 날짜에 냈던 휴가를 취소했다고 언급했다. 한국일보는 여권 일각에서 “답방 날짜가 정해졌는데 경호를 우려해 일정을 비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 한국일보 8일자 4면
▲ 한국일보 8일자 4면

한국일보는 지난 3일자 3면엔 김정은 답방 날짜를 ‘20일 또는 21일’이나 아니면 내년으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들 오늘도 김정은 답방 날짜 맞추기 계속

세계일보는 단수의 날짜를 정확히 못 박았다. 세계일보는 8일자 1면에 ‘김정은 13일 답방 유력’이라고 제목 달아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1박2일이 될지, 2박3일이 될지는 유동적이고 “청와대가 내일쯤 공식 발표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역시 세계일보도 답방 날짜가 정해졌고 곧 발표할 것이란 쪽에 무게를 실었다.

▲ 김정은 답방 소식을 점친 8일자 신문기사. 위에서부터 중앙일보 6면, 조선일보 1면, 세계일보 1면(붉은 상자), 한겨레 6면
▲ 김정은 답방 소식을 점친 8일자 신문기사. 위에서부터 중앙일보 6면, 조선일보 1면, 세계일보 1면(붉은 상자), 한겨레 6면

한국일보와 세계일보 사이에도 1주일 가량의 공백이 생긴다. 반면 중앙일보는 8일자 6면에 ‘올까 말까 김정은 서울 답방, 속 타는 청와대 전화라도 되면…’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지 안 올지도 아직 명확치 않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엔 답방이 어려울 것이라는데 무게를 실었다.

한국 ‘18~20일’, 세계 ‘13일’, 조선일보는 “12~14일 당일치기도”

조선일보는 8일자 1면에 ‘김정은 답방, 방중 때처럼 깜짝 발표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관련 뉴스를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 작은 제목을 “출발 직전이나 도착 직후 알릴 듯, 조명균 ‘연내 답방으로 협의 중’”이라고 달았다. 조선일보는 답방 자체보다는 남북한 정부가 “김정은의 신변 및 경호를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이상 방중 때와 같은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며 ‘깜짝 발표’에 무게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답방 시기를 12~14일을 점치면서 당일치기나 1박2일 정도의 짧은 답방을 예고했다.

한겨레신문은 8일자 6면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직접 인용해 “김정은 연내 답방으로 북과 협의중”이라 제목의 기사를 썼다. 한겨레는 답방 날짜보다는 우리 정부가 ‘연내 답방’쪽으로 북한과 협의중이라는 사실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볼턴 입에서 ‘제재 해제 검토’ 처음 나와

▲ 한국일보 8일자 4면
▲ 한국일보 8일자 4면

언론의 날짜 맞추기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핵 해결과 남북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소식은 오히려 묻히고 있다. 남북미 대화 분위기가 연내 답방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인데도 언론은 답방 날짜에만 혈안이 돼 있다.

이런 가운데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6일 “북한 비핵화에 성과가 있으면 대북 경제 제재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한국일보가 8일자 4면에 보도했다. 미국내 매파의 입에서 처음으로 ‘제재 해제’라는 단어가 나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검토’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이런 보도가 맹목적인 답방 날짜 맞추기 경쟁보다 한반도 미래를 전망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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