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담 요청을 수락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게 됐다. 5월 중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한반도 문제의 전환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이다.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잠적 나흘 만인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제자 성추행 혐의로 오는 12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배우 조민기씨는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다음은 10일 아침에 발행하는 전국 단위 종합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한반도의 봄…트럼프·김정은, 5월에 만난다”
국민일보 “김정은 초청에 트럼프 바로 수락… 5월 核 담판 성과 있을까”
동아일보 “트럼프-김정은, 5월 ‘운명의 核담판’”
서울신문 “김정은·트럼프 5월 ‘비핵화 담판’”
세계일보 “승부수 주고 받은 2인… 한반도 운명의 봄 온다”
조선일보 “트럼프·김정은, 5월 만나 핵 담판”
중앙일보 “트럼프·김정은 5월 핵 담판 한다”
한겨레 “‘한반도의 봄’…정전 65년 만에 북-미 지도자 만난다”
한국일보 “북미 가보지 않은 길로... ‘세기의 담판’”

▲ 10일 한국일보 1면.
▲ 10일 한국일보 1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5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은 1948년 북한정권 수립 이후 처음이다. 언론은 이 소식을 일제히 1면으로 전하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에 대해 담판을 내릴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 받은 뒤 “항구적인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5월까지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 실장이 밝혔다.

그동안 북한에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리던 트럼프 대통령과, 군사적 위협을 하던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은 역사에 전례가 없는 파격적 결단으로 평가된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 10일 한겨레 1면.
▲ 10일 한겨레 1면.
북미 만남은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00년 말 빌 클린턴과 김정일의 정상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미국의 정권 교체와 여론의 반대로 무산된 적 있다. 이후 조지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미 관계는 악화됐고, 북핵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도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모두 환영했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로운 것이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9일 “2005년 김정일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일 있다”며 “저들은 궁지에 몰릴 때 그런식으로 쇼를하지만 북핵은 이미 완성단계를 지났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오늘도 핵 폐기라는 말은 없다. 핵실험, 탄도 미사일 중단이라고만 한다”며 “북미대화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당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보수정당인 바른미래당에서도 환영의 논평을 냈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환영한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홍 대표 홀로 “새로울 게 없다”는 의견을 냈다.

▲ 10일 경향신문 6면.
▲ 10일 경향신문 6면.
언론은 이런 만남이 성사된 된데 있어 문재인 정부의 공이 크다는 평가와, 미국의 대북제재가 북한을 끌어냈다는 분석을 했다.

한겨레는 문재인 정부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한겨레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 이후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고위급 특사단 왕래, 남북 정상회담 대최 합의 등 외교적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한국이 주도한 ‘북-미 중재’의 쾌거라고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역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참을성 있게 낮은 자세로 이를 중재한 문 대통령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실용적이고 전향적 태도를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없었다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아일보 역시 “요 며칠 사이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예상 밖의 일들이 일어나면서 한반도 정세가 극적으로 전환된 데는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중재 외교의 역할이 컸다”며 “‘베를린 구상’을 내놓은 이래 문 대통령의 끈질긴 대북, 대미 설득 외교가 먹힌 것”이라고 썼다.

▲ 10일 동아일보 사설.
▲ 10일 동아일보 사설.
반면 조선일보는 북한을 끌어낸 것이 ‘대북 제재’와 ‘군사 압박’이라고 봤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김정은을 비핵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이 바로 제재와 군사 압박이었고, 앞으로 김정은의 기만을 막을 장치도 제재와 군사 압박”이라며 “지금의 유엔 대북 제재 2321호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북한 압박이 이번 파격적 만남의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배급 시스템이 붕괴된 뒤 북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장마당과, 장마당에서 뇌물을 받아 생활하는 당·군 간부들의 생활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올해 말에는 이 효과가 거의 태풍 수준으로 북한을 엄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전례 없는 대북 군사 조치 검토는 김정은과 북 정권 집단을 공포로 몰아넣었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이날 또 다른 사설에서 북한이 ‘한미 동맹을 종료하고 주한 미군을 철수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조건을 걸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만약 한·미 모두, 혹은 어느 한쪽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건다면 핵 포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며 “대화한다면서 시간을 끌고 핵 무력을 완성해 한·미가 더 이상 손쓸 수 없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썼다.

▲ 10일 조선일보 사설.
▲ 10일 조선일보 사설.
검찰 자진출두 한 안희정 전 지사, 경찰조사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조민기 배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9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면서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국민 여러분께,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간 4차례에 걸쳐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안 전 지사는 김 씨 외에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을 수차례 성폭행·성추행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황이다.

김씨가 JTBC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후 나흘간 잠적했던 안 전 지사는 전날 충남도청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검찰 출석이 우선”이라며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 10일 조선일보 10면.
▲ 10일 조선일보 10면.

안희정 전 지사가 검찰에 자진 출두하고 국민에 사과를 하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는 점에 비판이 더해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죄송하다는 말을 5번이나 반복했으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안 전 지사가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다는 것을 지적하며, 안 전 지사가 검찰조사에서 피해자의 폭로에 반박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안 전 지사가 여론 대응을 피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폭로에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을 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며 “사건이 더 커지며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안 전 지사가 조기 자진 출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 10일 경향신문 면.
▲ 10일 경향신문 12면.

이날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배우 조민기씨는 서울 광진구의 한 주상복합빌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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