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 중재파의 중재안을 거절하면서 중재파 의원들이 안철수 대표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중재파 역시 안철수 대표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등 통합을 강행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전 당원투표를 통해 75%가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며 “반대하는 이유가 납득이 안 된다. 이제 전당대회부터 통합 절차나 시기는 늦추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12일 당무위원회를 통해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전당대회가 열리면 사실상 통합이 결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 등 통합 반대파와 안철수 대표의 갈등을 중재해 온 중재파들은 사실상 ‘안철수 반대’로 돌아섰다. 중재파들은 ‘안철수 대표 전당대회 전 사퇴를 하고, 전당대회에서 다시 통합 여부를 묻자’는 중재안을 제안했지만 안철수 대표는 이를 거절했다.

안 대표는 10일 중재파와의 회동에서 “많은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중재안에 반대를 하고, 내가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지 중간에 그만두면 혼란만 가중된다“며 ”기존 중재안 말고 다른 중재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중재안 거절로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의원 등으로 대표되는 중재파들은 사실상 반대로 돌아섰다. 이들은 명확한 ‘통합 반대’는 아니고,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통합은 반대”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실상 안 대표가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기 때문에 반대파와 같은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사진=민중의소리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사진=민중의소리
김동철 원내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가 당 내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통합을 추진했기에, 전당대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며 “통합 반대는 아니지만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통합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새로운 중재안을 내는 것은 현재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전당대회에 기권을 표할 것이고, 그렇다면 사실상 반대파의 표처럼 집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 대표는 이날 신임 지역위원장 오리엔테이션에서 통합 반대파들의 논리에 대해 반박하며 통합 강행할 것을 시사했다.

안 대표는 “현재 통합을 반대하시는 분들은 호남 민심이 반대라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전당원 투표를 제안한 것”이라며 “그리고 작년 그 결과를 우리가 알게 된 게 75%의 당원이 통합을 찬성했기에, 더 이상 호남에서 반대가 많다는 것은 국민의당 지지자가 아니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대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안 대표는 “전당원 투표율이 낮다는 주장도 이미 법원에서 판결이 난 것이기에 반대의 이유가 안 된다”며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보수화가 된다는 말도 있는데 바른정당보다 우리가 4배 더 큰 정당이기에 절대로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들은 안 대표가 신임 지역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에 대해 ‘꼼수’라고 비판했다. 통합 반대파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최경환 대변인은 “안 대표와 당권파는 최근 12개 지역위원장을 자파 일색으로 새로 임명해 대표당원을 확충해 왔다”며 “당권파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전당대회 의결정족수를 채울 자신이 없다 보니, 대표당원 모수를 최대한 줄이고 대표당원을 자파 일색으로 바꾸려는 꼼수를 동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당대회에서 합당안 의결을 통해서는 대표당원의 2분의 1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 대표당원들을 통합파로 정리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통합파 측은 “전당대회 이전에 연락처를 정리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대표당원들을 정리하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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