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지지 연설에 KBS 구성원이 응답했다. 김홍성 KBS 아나운서는 11일 오전 KBS 신관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파업 8일차 집회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발언에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돌마고 불금파티’ 첫 번째 지지 발언자로 나서 “여러분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면서도 세월호 참사를 왜곡 보도한 공영방송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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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위원장은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의 사장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던 여러분들”이라면서 “내가 파업을 지지하는 건 여러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라는게 아니라 내가 또 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다.)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라고 절규했다.

▲ 김홍성 KBS 아나운서가 11일 오전 KBS 신관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 8일차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김홍성 KBS 아나운서가 11일 오전 KBS 신관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 8일차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김 아나운서는 당시 현장에서 “(파업 이후에도) 수신료로 쾌적한 환경을 받으라는 것이 아니며 우리에게 공부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지적했을 때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개인적으로는 저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아이가 수학여행을 갔기 때문에 참사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유경근 선생님 말씀에 눈물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우리는 그동안) A라는 사안이 있으면 이와 똑같은 B라는 사안에도 같은 분량으로 보도하는 기계적 중립에 숨어서 그동안 책임을 방기했던 것”이라며 “고대영 체제가 끝난 이후에도 약자 편에 서서 강자를 비판하는 제대로 된 언론을 만드는 일은 우리 손에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돌마고 불금파티‘ 행사에서 김 아나운서는 파업 선전물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차가운 외면과 무관심도 경험했다고 전했다. 김 아나운서는 “따끔한 질책보다도 KBS 파업하냐고 묻거나 아예 외면하는 시민들이 많았다“며 “얼마나 KBS영향력이 떨어졌으면 파업하는지조차 모르게 됐는지…“라며 한탄했다. 

이어 김 아나운서는 ‘돌마고 불금파티’ 당시 시민들과 맞절하는 행사에서 “촛불 든 시민들의, 한 번만 더 믿어줄테니 잘해야한다고 엄중하게 지켜보는 눈동자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참언론의 모습을 지키는 마지막 기회 다. 여기서 무너지면 우리 모두 끝난다”며 파업 동료들과 끝장투쟁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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