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온 비정규직 노동자 1000여명이 21일 저녁 청와대 앞에 촛불을 들고 모였다. 이날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열흘째 되는 날이다.

민주노총과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7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에 모여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다. 앞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km를 행진해 청와대에 도착했다.

이날 집회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작업복과 헬멧을 쓰고 참가했다. 비정규직 대표단 100인은 김씨를 추모하는 뜻으로 흰 옷을 입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었다. 청와대 앞 농성을 시작할 때쯤 경찰 800여명이 투입돼 참가자들을 둘러싸 충돌하기도 했다.

▲ 민주노총과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7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과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7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대표단은 ‘우리는 또다른 김용균’이라고 거듭 외쳤다.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은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달 청와대 앞에서 밤새며 (대통령에게 정규직화) 약속을 지키라고 외쳤다. 김용균씨도 팻말을 들고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김수억 지회장은 “그러나 당신(경찰)들이 막아 우리는 문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정규직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 뒤 우리는 청년노동자 한 사람을 잃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공동투쟁단 등은 지난달 12일에도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 뒤 밤샘 농성하며 문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요구했지만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 민주노총과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7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과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7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숨진 김씨가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최준식 위원장은 “김용균씨는 어둠을 밝히는 전기를 만드는 노동자였지만, 가장 어두운 곳에서 돌아가셨다. 그곳은 언제 사람이 죽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험했다. 아무리 사고가 나도 원청이 책임지지 않는 이상 이 사고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저들도 알고 있다”고 했다. 

최준식 위원장은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싸우자.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를, 죽음의 공장을 막자”고 했다.

▲ 민주노총과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7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과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1일 7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대표단과 시민대책위는 문 대통령 면담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밤샘 농성에 들어간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2일 오후 3시 집회를 벌인 뒤, 오후 5시부터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광화문 범국민 추모제를 열고 다시 청와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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