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이 13일 오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사내에 “저는 이제 연합미디어그룹을 떠나려고 한다”며 “차기 뉴스통신진흥회가 출범함으로써 큰 경영공백 없이 연합 미디어그룹의 새 경영진 체제가 출범할 토대가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척박한 언론환경속에서 새 경영진이 조속히 구성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경영철학으로 연합미디어 그룹에 제2의 도약을 이끌기를 기대한다”며 “대한민국 최고 미디어의 대표로서 여러분과 함께 했던 지난 3년간은 저에게 매우 소중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의욕을 갖고 연합미디어그룹의 성장과 도약을 위해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진정성이 여러분에게 미치지 못했던 점은 몹시 안타깝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여러분들에게 남긴 상처와 좋지않은 기억은 모두 제탓”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저를 도와 불철주야 일해온 다른 임원들에게는 성과와 공로는 함께 하시되 화살은 돌리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제가 자리를 떠나면서도 굳게 믿는 것은 우리 연합미디어그룹의 저력”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어 “여러분의 사명감과 몸을 던져 일하는 헌신을 통해 연합미디어그룹은 대한민국 뉴스 정보 인프라로서의 부동의 위치를 넘어 차세대 미디어의 선두 주자로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 3년간 감사했다. 떠나더라도 연합미디어 그룹의 발전을 위해 늘 성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언론노조로부터 ‘언론 부역자’라는 비판을 받는 등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을 불러온 인물이다.

박 사장은 2009년 편집국장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 축소, 4대강 사업 찬미 특집 보도, 한명숙 전 총리 유죄 단정 보도 등 편향 보도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내부에서 “권력에 빌붙어 연합뉴스의 공정성을 해친 사장”(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였다.

박 사장은 2015년 3월 취임 후 연합뉴스 간부들을 동원해 국기게양식을 여는 등 ‘애국 행보’로 입길에 오르내렸다. 박 사장 임기는 내달까지였다. 

지난 12일 공식 출범한 연합뉴스 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는 박 사장 해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 지분 30.77%를 보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장 추천권을 포함해 연합뉴스 경영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역할이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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