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그리고 그로부터 1073일이 지난, 2017년 3월23일. 세월호가 떠오른다. “함께 기도해달라”, 미수습자 가족들이 배를 타고 맹골수도로 떠나기에 앞서 국민들에게 한 호소다. “엄마·아빠라서 차마 포기하지 못했다”,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뼈에 사무친다. 이들은 잃어버린 가족을 무려 3년을 기다렸다. 그런데, 더뎠던 예상보다도 훨씬 더디게 세월호가 올라왔고, 막상 올라오는 시간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22일 오후 8시50분부터 본 인양을 시작해서 ...
2017년 3월22일, 오늘자 아침신문 1면에는 모두 검찰 앞에 선 박근혜씨의 사진이 수록됐다. 대통령이던 시절, 검찰과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거부하던 그는 파면된지 11일 만인 21일, 결국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4년, 어쩌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후 36년간의 의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지만 그가 충격을 받은 국민들에게 남긴 메시지는 단 8초에 불과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박근혜씨는 과연 성실히 수사에 임했을까?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날 박근혜는 14시간 가량 피의자 조사를 받았...
박근혜씨가 결국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섰다. 그는 433억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직 대통령 중 4번째로 검찰조사를 받는다. 언론은 이날 박근혜씨의 대국민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 보도했지만 내용은 별거 없었다. “송구하고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나왔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 직권으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의 허가를 취소했다. 문체부는 기업들이 강요 또는 뇌물공여 등의 목적으로 해당 재단에 출연했다며, 이 재단이 사익추구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음을 인정했다. 이 두 재단을 바탕으로 재산을 불...
국민의당 소속 대선주자인 손학규 후보가 19일 오후 광화문에서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손 후보는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개헌을 통한 적폐청산”을 강조하며 “차기 정부는 개혁공동정부이자 개헌공동정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반문연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재벌공화국, 검찰공화국, 부동산공화국, 자살공화국, 학벌공화국, 기득권공화국, 제왕적 대통령공화국이라는 오명과 적폐로 가득한 6공화국체제를 끝장내고 새로운 나라, 7공화국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시키고 국민주권...
지난달 18일 MBN이 ‘뉴스8’ 보도를 통해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와 관련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막말한 사실이 알려졌다”는 표현을 썼다가 정정·사과 방송과 함께 500만원의 피해 합의금을 지급하게 됐다. 17일 언론중재위원회는 김용민씨가 MBN을 상대로 제기한 언론피해 구제 신청에서 위와 같이 조정을 성립시켰다. 조정이 성립됐다는 것은 MBN도 오보를 인정한 것이다. MBN은 당시 ‘입당하자마자 제명’ 제하의 보도에서 김 씨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곧바로 제명된 사실을 전하며 “김용민씨가 지난 2012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과거 ...
렉스 틸러스 미국 국무장관이 일본을 시작으로 동아시아 방문에 나섰다. 그는 16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년 간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새 대북정책이란 뭘까? 아직 그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다만 그것이 ‘대북 선제 타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신중하게 검토했던 선제 타격을 선택지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허심탄회한 대화도 방법은 아닌 ...
검찰이 21일, 박근혜씨 소환을 통보했다. 피의자 신분이며 13가지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14일, 이날 박근혜씨에게 소환을 통보하겠다며 “일정조율 없이 무조건 통보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대선 전에 박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 전, 검찰이 대면조사 일정만 검토해왔던 걸 생각하면 빠르게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시간을 끌 경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수남 검찰총장,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 통화한 경위에 대해 다시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청와대 허현준 국민소통 비서관실 행정관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찾아가 마치 돈을 맡겨둔 듯 보수단체 지원을 요구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허현준은 A4용지에 지원할 단체 이름과 액수를 적어서 으름장 놓듯 지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대상 보수단체는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등 친박·극우 성향이었다. 특검은 이에 허현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와 공갈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특검법 상 수사 대상 범위 논란 때문에 이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에 보수단체 대표들이 전경련을 찾아와 ‘청와대랑 얘기 다 됐으니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탄핵 이틀 만에 청와대에서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삼성동에서 청와대로 들어간지 1476일만의 불명예 귀환이다. 이 자리에는 친박계 의원 및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있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웃었고 일간지 1면에는 그런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실렸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일보의 1면 사진, 웃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눈물이 비쳤다. 하지만 그가 웃고 울고를 떠나 더 중요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승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제게 주어진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
2017년 3월10일,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날 11시에 시작해 12시 경, 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른다.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의 운명이 아닌 한국 민주주의의 운명이다. 역사가 이 날을 기록할 것이다. 언론은 헌재의 선고 이후가 두려운 듯, 대부분 ‘승복’으로 제목을 뽑았다. 어떤 결과든 승복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민심은 80대 20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결정은 민심이 할 것이다. 한국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탄핵이 인용된다면 87.2%가 승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탄핵이 기각된다면 승복은 47.8%, 불복...
드디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10일 결정된다.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에 온 국민의 눈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뒤 사건을 헌재에 접수한지 92일 만이다. 탄핵심판은 종결됐지만 아직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최종표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9일 다시 평의를 열 예정이며 10일 선고 직전에 평의를 열고 표결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의 심판은 생중계될 예정이다. 헌재 심판결과를 앞두고 루머가 쏟아지고 있다. 대체로 여권이나 친박 단체...
한반도에 결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들어왔다. 국방부는 지난 6일 밤 미군 C-17 항공기를 통해 요격미사일을 쏘는 발사대 차량 2대를 포함한 일부 장비가 미군 오산기지로 반입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장비와 병력도 순차적으로 한국에 전개될 예정이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다. 이에 대해 조기대선을 치르더라도 사드를 물릴 수 없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아예 ‘루비콘강 건넜다’는 제목으로 사드는 돌이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다. 일종의 과도정부인 셈인데, ...
박영수 특별검사가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모든 범죄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박영수 특검팀은 짧은 기간 안에 최선의 결과를 도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특검의 최종 수사결과를 요약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민간인인 최순실과 공모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 하며 잇속을 챙겼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을 위반한 중대범죄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피의자이기도 하다. 국정농단과 정경유착, 특검은 이 두 혐의를 중심으로 수사를 했고 성과를 거뒀다. 어쨌든 공은 검찰로 넘어...
2017년 3월6일, 오늘의 아침신문 1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식은 청와대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친박 성향의 보수단체 회원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한국일보의 보도다. 거론된 이들은 지금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중인데 청와대와 모종의 조율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일 특검 등에 따르면 허현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지난해 1월 초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전화통화나 휴대폰 문자메시지, SNS 등을 통해 약 90여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특히 ...
국민이 갈렸다고 한다. ‘태극기 대 촛불’로 나눠졌다고 한다. ‘양 측이 팽팽히 맞섰다’느니 ‘국민이 갈렸다’느니, 심지어 ‘두 동강이 났다’느니 하는 표현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야말로 양 측이 ‘극단의 대립’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몇몇 언론에선 난리가 났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나라가 ‘사단이 날 것 같다’고 한다. 때문에 양 측을 향해 “자제하라”로 촉구하고 있다. 물론 국민이 분열되고 국가가 사실상의 내전상태로 돌입하기 바라는 언론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는 언론이 해야 하는 역할일지도 모...
지난 4일 SBS가 국가정보원이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관련 동향을 불법 사찰했다는 정황을 보도한 이후 5일 정치권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강조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함과 동시에 국가정보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SBS는 이날 ‘“탄핵 관련 내용 보고”…국정원, 헌재 불법 사찰 의혹’리포트를 통해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동향 정보를 수집해 왔다고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가 폭로했다”며 “과거 오랫동안 사법부 정보 수집을 담당했던 국정원 4급 간부 A씨가 헌재를 전담해 사찰...
2017년 3월3일, 경향신문은 국정농단의 주역들이 반성은커녕 국민을 분열시키는데 부채질을 하고 있다며 1면 톱기사를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에서는 헌재에서 탄핵을 기각하는 것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상식 밖의 주장이 나왔고 박근혜 대통령은 박사모 등에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며 탄핵 반대를 독려중이다. “이런 태도는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탄핵 인용 후 조기대선 과정에서 궤멸하지 않기 위해 탄핵에 반대하는 강경보수층결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나라의 미래, 공동체의 장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커녕...
2017년 3월2일, 오늘 아침신문 1면은 거의 한결 같다. 98년 전, 즉 1919년 3·1운동이 벌어졌을 때 온 국민이 함께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광화문인데, 2017년 3·1운동 기념일엔 국민들이 두 동강 났다며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우려했던 폭력사태는 없었지만, 양 측이 갈라져 자기들의 주장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두 주장을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보기 어렵다.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장하는 민심이 압도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겨레 1면 “두 동강은 무슨… 민심은 탄핵이...
2017년 2월28일 오늘의 아침신문 1면에는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가 있다. 일단 좋은 소식 먼저. 지난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끝났다. 선고는 3월10일이나 13일이 유력해 보인다. ‘기쁜 소식’인 이유는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테러’수준의 변론을 접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박근혜 대통령 측은 완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법정 한 번 나오지 않은 채 최후진술서만 제출했다. 여기서 박 대통령은 이미 측근들이 자백한 내용에 대해서도 자신은 결백...
2017년 2월27일 오늘부터 앞으로 2주 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의 마지막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 관련 최종 변론을 열 예정이며 오는 3월13일 전까지 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도 28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도 조선일보는 촛불과 태극기를 비교하며 야당과 촛불을 폄훼하고 있다. 한편 헌재의 최후변론에 박 대통령은 역시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의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있는데 그것보다 박 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