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에 개혁 태풍이 부는 가운데 회장 지시로 만들어진 ‘매거진 X’팀장을 맡는 것은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처음 두달간은 제정신이 아니었고 잠도 잘 오지 않았다.” 경향신문 ‘매거진 X’의 김택근 팀장은 처음 팀장을 맡았을 때의 심경을 이같이 표현했다.

발간된지 이제 6개월이 갓 넘은 경향신문의 ‘매거진 X’는 과감한 편집과 소재, 불필요한 주어 및 서술어의 생략, 신세대 용어의 대폭적인 채택 등 신세대감각의 기사패턴 등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신세대를 겨냥한 본격적인 영 페이지라고 할 수 있는 ‘매거진 X’ 팀장을 맡고 있는 김택근 차장은 올해 편집기자 회장을 맡기도했던 전문 편집기자 출신.

―경향이 ‘매거진 X’를 만든 배경은.

“개혁팀이 출범한 후 ‘이대로는 신문이 살 수 없다’는 판단아래 김승연회장이 직접 신세대를 겨냥한 영페이지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또 젊은 감각이 훼손될 수 있으니 행정적인 지원외에는 간여하지 말라며 팀장에게 전권을 부여했다. 4월26일 급하게 팀이 구성되고 5월1일 첫호가 나왔으니 정말 처음엔 정신이 없었다.”

―이제 ‘매거진 X’가 안정궤도에 들어섰다고 보이는데.

“솔직히 초기엔 ‘매거진 X’만의 색깔이 없었고 ‘매거진 X’가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대한 팀원들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매거진 X’만의 일관된 흐름이 형성됐다고 본다.”

―‘매거진 X’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팀원의 생각들이 손색없이 지면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편집기자도 아이디어를 내면 자신이 직접 취재하고 글을 쓴다.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이다. 그리고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3분의 1정도의 인력은 6개월마다 계속 새로운 젊은 인력으로 바꿔주려고 한다. ‘매거진 X’가 시원한 편집과 신세대가 추구하는 단문 위주의 필체를 시도하고 색다른 소재를 과감하게 다룬 점도 성공한 주요한 원인이라고 본다.”

―청소년들의 실질적 반응은.

“과학적인 검증은 안해봤지만 스포츠지와는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고 뭔가 생각하게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질적으로 소녀가장 이야기 등이 1면에 소개되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전화가 쇄도한다. 학원폭력 이야기도 ‘매거진 X’가 7월 18일자에 먼저 보도한 이후 타신문 방송에서 받아썼고 결과적으로 정부 차원의 폭력대책반까지 생겨났다.”

―‘매거진 X’가 신문 판매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는 데.

“기분좋은 얘기이긴 하지만 ‘매거진 X’가 본지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본지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본다. 본지의 노력에 ‘매거진 X’가 상승작용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 X’에 대한 내부 평가는.

“처음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지금은 다들 인정해준다. 얼마전엔 ‘경향평가 대상’도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젊은이들의 발랄한 이야기들을 조화롭게 실을 생각이다. 또 오락성과 스포츠를 보강하기 위해선 4페이지 정도의 증면이 필요하다고 본다. ‘매거진 X’가 ‘옐로 페이지’의 우려를 씻고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젊음에만 매달리지 않고 여러 측면에서 봤기 때문이다. 고급 영 페이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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