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북한) 다큐멘터리 영상물의 국내 반입및 배포를 둘러싸고 월간조선과 공연윤리위원회(공륜)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 안기부 까지 연루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간조선은 6월호에 그 내용을 소개한 40분짜리 조선(북한) 다큐멘터리 4부작 ‘동물들의 싸움’을 비디오 테이프로 만들어 7월호 부록으로 낼 계획아래 지난 5월 22일 공륜에 심의신청을 냈다.

이 다큐물은 조선(북한)의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가 제작한 것으로 호랑이와 사자, 불곰과 맷돼지, 풍산개와 세퍼트등 총 18종류 야수들의 충격적인 싸움 장면을 담은 것.

월간조선은 이같은 충격적인 야수 쟁투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부록으로 펴내기로 한데 대해 “이같은 장면을 연출시킨 조선(북한) 당국의 호전성과 잔혹성을 단적으로 드러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충격적인 영상등이 불러일으킬 ‘상업적 반향’을 고려한 측면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간조선의 이같은 계획은 그러나 ‘저작권’이란 복병에 걸려 무산될 위기에 있다. 월간조선은 조선(북한)의 대외무역 창구인 조선국제합영회사의 저작권 위임 서류를 제출했으나 공륜측은 이같은 위임서류만으로는 “북한의 제작사로부터 저작권을 위임받았다고 보기 힘들다”며 이에 대한 심의 상정 자체를 보류하고 있는 것.

공륜의 심의 보류와 관련 통일원 관계자는 월간조선이 6월호에 이를 소개하면서 조선(북한) 당국, 나아가 김정일 당비서의 호전성, 잔인성과 연계해 소개했는데 과연 조선(북한) 당국이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에 입각한 국내 배포를 위해 과연 저작권을 위임해주었겠느냐는 부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한편 월간조선은 공륜 심의 통과가 쉽지 않자 안기부에 공륜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역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는 지난해 MBC가 신청한 조선(북한) 영상물 ‘임꺽정’을 불허한 것과 형평에 맞지 않고 김정일의 호전성등과 관련시킬 경우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간조선은 최근 ‘안기부의 생산성’에 대한 취재에 나서 안기부 관계자들은 “협조하지 않은데 대한 압력성 취재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해 월간조선과 공륜측의 줄다리기가 월간조선과 안기부의 마찰로까지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월간조선은 이와 관련, “안기부 생산성에 대한 기사는 연초부터 기획됐던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월간조선은 이 다큐물의 공륜 심의 절차를 계속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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