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부수공사)협회의 1차부수 공사가 조선일보에 대한 인증이 보류되는 등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ABC협회는 당초 동아일보를 비롯한 9개사의 부수공사 결과를 6월9일 세계광고대회 전에 발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95년도 부수공사 결과를 발표하게 되는 곳은 신청사 중 동아일보, 동양일보, 일요신문, 평화신문, 한국교육신문등 5개사에 그치고 조선일보, 서울신문, 인천일보, 중부일보등 4개사는 자의 타의에 의해 발표가 보류됐다.

특히 조선일보의 인증보류는 ABC협회의 난맥상을 그대로 재현한 사례로 손꼽힌다. ABC협회는 지난 1월과 3월 조선일보에 보낸 공문을 통해 “95년도 부수자료의 마감시한이 작년 10월말이지만 3월까지 자료를 제출하면 기존 참여사와 동등한 조건으로 공사와 인증을 실시하고 발표하겠다”며 참여를 요청했다.

그 이후 조선일보는 ABC협회에 참가, 부수공사를 4월말에 마치고 5월10일 인증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증 하루전인 9일 동아일보가 “부수자료의 마감시한 연장은 규정위반”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ABC협회가 이를 받아들여 결국 조선일보의 인증은 무산돼버렸다.

조선일보 유희식 판매부장은 “ABC협회의 무능력과 우유부단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협회가 공식적으로 지면을 통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ABC의 태도를 지켜보며 9월경 실시되는 2차 부수공사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93년 부수공사 때도 공사를 다 마치고도 미참여사측이 인증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아 한차례 무산된 경험을 떠올리며 “ABC가 두 차레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지금까지 공식사과 및 해명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과 중부일보는 공사참여를 보류하고 인천일보는 공사를 실시했지만 부수공개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신문은 지자체 실시 이후 주민계도지가 축소되는 등 공사 시기가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보류했으며 인천일보와 중부일보는 공사 결과가 안좋게 나올 것을 우려해 보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신문은 공사 결과에 따라 참여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등 ABC의 또다른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공사와 인증과정 자체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예비실사와 본실사 과정은 공사원 2~4명이 투입돼 2주간 본사와 지국(약 15곳)의 관련 장부를 조사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한 공사원은 “본사와 지국이 장부를 조작하면 달리 파악할 길이 없다”고 공사방법의 한계를 시인했다.

이 공사원은 “부수 늘리기를 할 경우 속수무책”이라고도 말했다. 인증위원으로 참여한 한 일간지의 판매국장은 인증과정에 대해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며 “공사 절차에 하자가 없는가를 살펴볼 뿐 공사결과를 실제 검증할 수 있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일보는 지난 10일자 사고를 통해 ABC 2차 부수공사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다른 일간지는 “현행 규정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 ABC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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