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사보 60주년을 맞아 가진 기념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영관및 기자관, 권력과의 관계 등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의견을 피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사장은 우선 “양적인 1등과 더불어 질적으로도 1등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서 뉴욕타임즈와 USA투데이에 대한 방사장의 비교는 흥미롭다. 방사장은 “뉴욕타임즈가 정상을 고수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며 “USA투데이가 도표와 섹션 편집을 하면서 비쥬얼 신문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 때 뉴욕타임즈가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두 신문에 대한 방사장의 비교는 최근 우리 신문계에 일고 있는 ‘섹션화’ ‘비주얼화’에 대한 조선일보의 입장을 암시하는 듯하다. 방사장은 “문민시대가 됐다고 신문이 흥미거리 위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2000년쯤 가로쓰기의 타이밍을 잡고 있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방사장의 말을 종합하면 조선일보는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의연히 ‘보수적 정론지’를 지향하겠다는 얘기다.

방사장은 질적인 1등 신문을 만들기 위해 “과감한 스카우트와 연봉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방사장은 “완전히 기자인력 시장이 열리게 돼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 기자들을 데려올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방사장은 “지금은 기사생산량과 관계없이 월급이 같게 돼있다”며 이렇게 해선 질높은 기자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뜻을 비췄다. 방사장은 “연봉제 이전에 과감한 수혈을 통해 수습출신과 외부수혈을 반반씩 섞어 보다 전문화된 기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도 좋을 것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발행인으로서의 고민도 엿보인다. 방사장은 “특히 권력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참 힘든 문제”라며 “지면에 최소한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장은 “끊임없이 언론자유를 구속하려는 수많은 권력이나 이익집단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를 지킬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언론자유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가지지 않으면 지금도 자유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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