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지성이 가득한 홍대골의 명소, 이웅호의 판타스틱 카페, 홍대정문과 극동방송국 사이길에 위치한 이웅호씨의 카페는 30평 규모의 50여개 좌석, 안락하고 쾌적한 실내공간, 인체공학적 설계에 원목소파, 우아한 인테리어로 여러분을 모십니다…홍대골의 명소, 판타스틱 카페, 200여대 동시주차, 초대형 매머드 노상 주차장은 언제 오셔도 여유있습니다”(SBS 정보특급 금요베스트 10, 5월10일 방영)
극장광고를 연상시키는 문구다.

그러나 분명한 프로그램 내용이다. 프로그램 중간에 채널을 돌린 사람은 광고시간으로 착각할 정도다. 이 프로는 ‘연예인 부업정보’란 이름으로 개그맨 이웅호씨가 경영하는 카페 ‘AREA KOOL’ 건물과 실내를 구석구석 보여주고 ‘친절한 서비스’ 등의 문구를 중간중간 자막으로 처리했다. 기법은 극장광고를 흉내냈다. ‘정보’보다는 ‘광고’에 가깝다.

가수 장미화씨의 미용클리닉 ‘라프레리’는 더 노골적이다. “라 프레리에서는 특수기구를 사용해 부
상이나 사고 걱정없이 날씬한 몸매를 만들 수 있다” “이 기구중 코프리프트는 전기를 이용해 근육의 늘어짐과 세포의 노화현상을 치료, 스위스퍼펙션은 순수한 식물성 성분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노화방지, 피부재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가 그것이다.

이날 함께 소개된 탤런트 정소녀씨의 외식전문점 ‘MONNY’, 가수 옥희의 갈비집, 개그맨 조정현의 뷔페식당, 김학래씨의 피자집도 형태는 비슷하다. “넓게 탁 트인 공간, 고급스러운 실내장식, 호텔수준이 넘는 서비스”(정소녀) “이곳에서 돌잔치나 회갑연을 하면 조정현의 축하쇼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조정현) 등 광고에 가까운 내용이 방송됐다.

이웅호, 김학래, 조정현, 장미화씨는 프로그램에 패널로 직접 출연해 ‘선전’을 하기도 했다. 연예인
들의 부업활동을 소개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고 보지만 부업을 하게된 동기나 어려움, 경영의 노하우 등 정작 시청자들이 ‘정보’라고 느낄 수 있는 내용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맛있고 시설좋고 그래서 가볼만하다”는게 전부였다.

지난달 16일 광주방송이 방영한 ‘생방송, 빛고을 새아침’은 각 기업체나 주민들이 있는 현장을 찾아가 직원이나 주민들의 장기자랑을 보여주는 코너에서 가든백화점을 ‘홍보’해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 프로는 “올해로 개점 10주년을 맞은 광주 가든백화점은 ‘날마다 깨끗하게, 날마다 친철하게’를 다짐하는 우리 지역의 기업체입니다. 지난 87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우수 공산품 유통업체로 지정됐고요. 동탑 산업훈장. 유통경영 대상 수상과 함께 한차원 높은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한다고 하죠” 등의 리포트를 삽입하고 백화점 상호, 사옥전경, 매장 곳곳을 장시간에 걸쳐 화면으로 부각시켰다.

기업이 협찬하는 공연이나 대규모 이벤트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협찬사를 ‘광고’해주는게 관행으로 굳어져있다.

KBS의 경우 올해 <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서 참가한 후보자들의 합숙 모습을 보여주면서 협찬사인 LG패션과 쥬리아화장품 공장 견학 장면을 자막과 함께 내보냈다. 또 이들 후보자들의 공장방문때 회사마크나 상품명이 써진 상의를 입고 있는 장면을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주기도 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MBC 주말연속극 ‘사랑과 결혼’은 장소촬영 협조를 받은 삼성물산 의 마크를 매회 반복적으로 보여주었고, SBS ‘우리들의 넝클’은 출연자 대사중에 “제가 이 피자캐빈에 들어온 것은” 등을 집어넣는 한편 종업원의 에어프런과 모자, 배달기구등에 피자캐빈 상표를 넣어 이를 보여주다가 제재를 받기도 했다. 토크쇼인 <생방송, 한밤의 한밤의 TV 연예>의 경우 가수 김건모씨가 광고모델로 출연했던 의류 티피코시 방송광고와 유사한 뮤직비디오물을 보여준 것이 문제가 돼 사과방송 명령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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