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안기부 이광수 공보관을 만났다. 이 공보관은 안기부 내에서 합법적인 신분노출이 가능한 몇 안되는 사람중의 하나이다.

“답답하다. 충청일보 안병섭사장은 안기부와 하등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안기부가 그를 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배후조종을 한 적도 영향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

이 공보관은 최근 충청일보 사태와 관련해 안기부가 도마위에 오르내리는게 못내 안타까운 것처럼 보였다. 사회적 공론을 다루는 언론사 사장에 전직 안기부 간부 출신이 부임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비치자 “개인적으로 안사장을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안기부 출신도 직업선택의 자유는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안기부의 언론에 대한 정보활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에 대해 분명히 정보수집 활동을 한다. 정보활동에 성역이 어디 있느냐. 안기부 직원에 대해서조차 정보를 수집한다. 문제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언론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등의 공작차원에 이용하지는 않는다.”

공보관제의 신설 등 약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은 안기부가 여전히 언론에 대해 폐쇄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북한 TV화면등 북한정보에 대해서도 안기부가 독점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어떤 정보기관이 언론에 모든 것을 오픈하느냐. 규정에 따라 안기부내 정보의 많은 것은 보안을 지켜야 하는 것이 조직원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보안이 필요없는 자료는 관계법에 의해 공개한다. 북한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기부가 벌거벗고 언론에 나서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주문이다. 북한TV는 대외선전과 주민 교육용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실보도와는 거리가 멀다. 이를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우리 사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안기부가 시대적 변화에 맞춰 많은 점을 개선하고 또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언론은 여전히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안기부가 산업 스파이나 마약, 테러 문제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언론은 아직도 ‘정치적 문제’에만 시각을 좁히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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