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출범하는 신생 민방들이 인력을 모집하기 시작하면서 교육방송에 또다시 인력유출 바람이 불고 있다. 더구나 국회 제도개선특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던 교육방송 위상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감에 따라 이 문제는 더욱 어려운 양상을 띠게 됐다.

이달 들어 인천방송 등의 인력 모집 소식이 돌면서 EBS에는 민방으로의 인력유출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기술인력중 일부가 옮기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프로듀서 등 제작인력들에 대해서도 신생 민방이 스카우트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술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공세가 거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작인력의 경우 케이블TV나 독립프로덕션에서 영입이 가능하지만 기술인력은 텔레비전 방송 4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다. 이에 따라 공중파 경험이 있으면서 다른 방송사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고 있는 EBS 기술인력이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EBS는 그러나 이런 인력유출설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 고위간부는 “떠나는 사람들을 잡을 대책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기술인력 유출시 내년 중으로 준비하고 있는 방송시간 연장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BS가 인력유출에 대해 속수무책인 또 하나의 이유는 위상문제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한 국회 제도개선특위에서의 논의가 사실상 정지상태에 있다는 데도 있다. 4일 EBS 노동조합 정장춘 위원장과 김광범 사무국장이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를 면담한 자리에서 박총무는 야당에서 제출한 ‘한국교육방송공사화’ 안은 논의가 어려워져 다른 방송 관계법과 함께 2월중에 교육위로 이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교육방송 직원들이 제도개선특위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야당에서조차 제도개선특위에서 EBS에 대한 논의를 제외시킬 만큼 EBS의 향배에 관한 논의구조는 닫혀있다. 이런 상황도 인력유출을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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