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지난 달 중순경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과 류근일 논설실장을 만나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자리는 국민회의측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국민회의 박지원 기조실장이 배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총재는 김주필과 류실장에게 야당의 집권 당위성과 최근 논의되고 있는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한 절차와 방법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주필 등은 주로 김총재의 설명을 들었을 뿐 입장이나 의견을 제시하는 등 반응을 나타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조선일보에 실린 김대중 주필의 ‘DJ와 JP의 대선연합?’ 칼럼 속에 대화내용의 상당 부분이 실려 있다”고 말했다.

언론계와 정계는 이번 회동 이후 야권 단일화에 대해 조선일보가 우호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 우호적인 논조로 지목되고 있는 조선일보의 기사는 11월16일자 김주필 칼럼과 12월5일자 사설 ‘정당들의 천박경쟁’이다.

김주필은 칼럼에서 “국민회의 측이 정당연합을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69년 서독의 사민당-자민당 연합사례 등을 연구하고 자민련과의 권력분점을 위한 구체적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소개하고 “자민련 김총재가 김영삼세력으로부터 쫓겨난 신세인만큼 신한국당을 택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조선일보는 5일자 사설에서 “여당대표와 대변인이 야당공조를 ‘정권욕의 극치’라는 식으로 폄하했는데 야당의 정권창출 의도는 ‘정권욕’이자 ‘지역감정 부추기기’이고 여당의 그것은 ‘지역감정’과 무관한 신성한 구국의지냐”고 묻고 “마치 나의 불륜은 로맨스이고 남의 그것만 불륜이란 말 같아 실소를 자아낸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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