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새로운 신문으로 주목받는 인터넷 전자신문은 벌써 전세계에 1천여개가 만들어져 있으며 국내에도 언론사 중심으로 사이버공간에서 제 2의 경쟁을 벌이면서 라디오 TV 신문을 합쳐 놓은 21세기의 새로운 매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지면제약 없이 심층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리얼타임으로 뉴스를 올릴 수 있는 뉴미디어의 총아 ‘웹진(Web-Magazine)’까지 나오고 있다.

갖가지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활자·잉크라는 궁합의 가장 오래된 정보전달(인쇄)의 존재가치가 위협받게 될것이다.

지난 1980년 뉴스전문 케이블 TV인 CNN의 창업자 테드 터너는 “신문은 새로운 기능을 가진 첨단 미디어의 출현 때문에 10년이내에 사멸하게 될 것”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던졌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지금, 스크린시대의 등장,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 경기침체와 경쟁구조 심화, 광고불황, 신문 배달문제, 인건비등으로 신문산업은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터너의 예언은 1백% 적중하지는 않았지만 뉴미디어 시대를 맞이한 신문산업의 위기를 정확히 예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같은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정보화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2010년대 초반에는 신문이 누려온 경쟁력 우위요소를 뉴미디어측으로 넘겨주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보제공의 다양화를 위해 방송사 잡지사 통신사들이 다른 매체의 웹사이트를 구매하거나 이들과 합종연횡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 경제위기상황에서 국내 신문업계는 시대변화에 대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뉴미디어로의 활로 모색에 나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문사들은 뉴미디어사업을 위기에서 탈출하는 제 2의 도약으로 삼고 있다. 인터넷 전자신문은 신문이 인쇄돼 가판에 나가기전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으며 살아있는 전자신문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과 영상물은 최첨단 화상시스템을 이용해 기사와 함께 컴퓨터 안에서 재편집되어 고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러나 신문사들은 이에 충족하기 않고 지속적인 뉴미디어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조선일보는 자회사로 (주)디지틀 조선일보를 설립, 인터넷 신문시장에 뛰어든 뒤 올 11월에는 웹진시장에 진출, 새로운 영역 구축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동아일보도 지난해 마이다스동아일보(주)를 설립한 후 전자신문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미디어센터를 건립, 전자신문 인터넷 가상현실등을 한눈에 조망하면서 손가락 하나로 모든 정보를 찾아 볼수 있는 21세기형 정보문화의 광장 구축에 나섰다. 중앙일보도 JOINS를 통해 인터넷 전자신문을 제작, 지구촌 곳곳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함께 일부신문사들은 위성채널을 이용한 뉴미디어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세서미애드컴과 합작으로 오는 2월1일부터 위성채널을 통해 동영상 뉴스 및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종합영상방송인 ‘한경디지털 방송 IB-NET’을 개국할 예정이다.

뉴미디어는 기존의 신문을 인터넷에 옮겨 놓은 수준에서 벗어나 사이버 독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정보의 가공과 정보제공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 뉴미디어는 신문을 잘보지 않는 젊은층으로부터 확고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인터넷 전자신문에 접속하려는 건수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전문의사에게 건강 상담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인터넷 병원’을 비롯, 부동산 정보, 채팅(온라인 대화), 인터넷 게임, 사이버 동호회등의 다양한 정보를 네티즌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래의 고객인 중고교생들을 독자로 확보하기 위해 명문 입시학원과 연계, 각종 입시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토익(TOEIC)난도 신설, 취업이나 승진을 준비하는 이용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H씨는 직장동료의 추천으로 접속하게 된 전자신문에 매료되어 하루에 한번씩 꼭 클릭하고 있으며 기존 신문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골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맞춤뉴스 서비스나 매일매일 읽어야 할 기사만 추려서 가입자에게 전자우편(Email)으로 보내주는 ‘전자우편뉴스 서비스’도 보편화되고 있다. 이런 주문형 뉴스들은 주로 전통적인 신문업과는 거리가 먼 컴퓨터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데 이들의 존재는 기존의 신문업계에 큰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각 신문사들은 접속건수가 늘어나자, 전자신문에도 발행부수공사기구(ABC) 같은 곳이 있어 전자ABC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끝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전자신문은 기존의 광고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뉴미디어의 미래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신문의 전자화는 그렇게 급속도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며 전자화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종이신문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기 때문. 특히 현재와 같은 수준의 탁상용 컴퓨터에 의한 전자신문이 기존 신문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인터넷 미디어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신변잡기나 음담패설, 잘못된 정보가 상당수 유통되는 현실이 인터넷 미디어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라디오가 신문을 대체하고, 텔레비전이 라디오를, 비디오가 영화의 영역을 차지하리라던 과거 예측이 오늘날 적중하지 않는 것처럼 올드 미디어(종이신문)의 생명력은 결코 과소 평가할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예전 미디어와 새 미디어는 공존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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