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지나친 찬양보도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방송3사는 당선이 확실시되던 새벽 3~4시경에 당선자 일대기를 한차례 내보낸 뒤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 사이에 ‘특별기획 1, 2, 3’(KBS), ‘선택97 위대한 국민과 함께’ ‘특집 다큐멘터리’ ‘특집 당선자 일대기’(MBC), ‘새시대를 연다 1, 2, 3’ (SBS) 등의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해, 같은 내용을 되풀이했다.

방송3사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 당선자의 어린시절부터 정계입문, 투옥 및 사형선고, 직선제 개헌투쟁, 정계은퇴 및 복귀 과정을 다루면서 사상문제 등 그동안의 부정적 평가를 뒤집고 “민주화와 인권신장을 위한 역정이었다” “아시아의 만델라” “인동초처럼 굽히지 않는 3전4기의 신화” 등 긍정적 평가로 일관했다. 방송3사는 “이 시대의 횃불” “이 시대의 희망”이라는 수사를 동원했으며 심지어 김 당선자의 정계은퇴선언 번복에 대해서조차 “시대가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라고 주창했다.

특히 SBS는 이날 저녁 7시경 김 당선자의 측근인 국민회의 한화갑 의원 등을 초청한 ‘내가 본 당선자’라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김 당선자가 어린 시절부터 수석을 놓치지 않는 등 비범했다” “남다른 실력과 뛰어난 통솔력으로 주변 친구들로부터 인정받았다” 등 찬양발언을 쏟아냈다.

신문도 방송에 뒤지지 않는 찬양 경쟁에 나섰다. 20일자 중앙일보는 “한겨울에 활짝 핀 한송이 인동초“라는 제목의 화보와 함께 “피랍…투옥…‘사형’…4수 끝 청와대 입성”이란 일대기에서 과거 지탄해 마지않았던 김 당선자의 정계복귀 선언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죄송하다’고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표현했다.

20일자 세계일보는 “불꽃같은 생명력 ‘영원한 오뚝이’”라는 기사에서 “그는 꺼질 듯하면서도 다시 살아오르는 촛불처럼 불꽃같은 생명력을 유지해 온 한국판 부도옹(不倒翁)이었고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인동초였다”고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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