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교육방송공사’ 출범 원년이 될 수 있을까.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당초 국민회의측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교육방송(EBS) 공사화 추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일단 “믿어달라”는 주문이다.

국민회의 정책위원회의 홍순태전문위원은 “당장은 IMF 등 급한 불을 꺼야하는 상황이 아니냐”며 “추후 공보처 폐지 등 본격적인 행정조직 개편에 들어가면 함께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위원은 또 “공개할 수는 없지만 EBS 공사화 뿐 아니라 전반적인 행정조직 개편과 관련한 안이 준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측이 이처럼 공약 실현를 재삼 확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BS 내부에선 의외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EBS 노조와 대부분 직원들은 적지 않은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김총재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19일 EBS 노조는 즉각 논평을 발표, 지난해 10월 60여일의 장기파업을 끝내는 조건으로 국민회의측이 ‘교육방송 공사화’ 공약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김대중 당선자가 교육방송에 관한 공약을 순조로이 진행할 수 있도록 노조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BS 노조는 같은날 있은 노사협의회에서 지난 94년에 활동한 바 있는 ‘공사추진위원회’의 재구성을 회사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공사화의 당위성을 주장해 온 노조였던 만큼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그러나 경영진은 노조의 공사추진위원회 구성 제안에 대해 “시기 상조”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EBS의 한 고위관계자는 “공보처 폐지, 통합방송법 제정 등 전체적인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EBS 공사화 문제도 논의되지 않겠느냐”면서 “변화가 있으리라고 예상되지만 지금으로선 아무 것도 짐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이처럼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앞으로야 어쨌든 지금 당장은 EBS가 교육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을 의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경영진의 태도는 국민회의가 공약대로 EBS의 공사화를 공식 추진할 경우 스스로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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