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가 대격변 시대를 맞고 있다. 무한출혈경쟁에 따른 적자 누적에다가 IMF한파가 겹쳐 경영위기가 심화되면서 각사가 경영합리화와 구조조정에 나서 언론시장의 일대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사가 위기 타개책으로 감원·감봉을 강행하고 있는 데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형모)을 비롯한 각사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 파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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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주동황교수(신문방송학과)는 최근의 경영위기상황에 대해 “방송사의 경우는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불황국면으로 보이지만 신문사는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도산하는 신문사가 속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주교수는 “일부 재벌신문사가 주도한 과당경쟁으로 대부분의 신문사가 적자가 누적됐고 이로 인해 금융비용이 가중되는 등 경영의 악순환을 빚어온데다가 IMF한파가 이런 구조적 한계를 더욱 심화시켰다”면서 “도산하는 신문사가 속출하는 등 신문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언론노련은 각사 경영진이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감원과 임금삭감을 단행하자 ‘고용안정대책위원회’(위원장 신학림 한국일보 노조위원장)를 구성, 이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언론노련은 구랍 17일, 부실경영의 책임 규명과 투명경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되지 않은 감원과 임금삭감은 일방적인 책임전가에 지나지 않는다며 ‘고용안정대책위’를 통해 이에 강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언론사의 고용불안이 노동시장 전반에 몰아닥치고 있는 정리해고 바람과 궤를 같이 한다는 인식 아래 민주노총의 ‘산업구조조정법’ ‘근로자 파견법’도입 저지 및 ‘고용안정 특별법’ 제정 투쟁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

이같은 기조 아래 사별로는 ‘고용보장 보충협약’체결을 추진하는 한편 신문협회·방송협회 등과 함께 고용안정과 경비절감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들 단체에 대한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감원을 실시하고 있는 언론사는 54명을 명예퇴직시키기로 확정한 MBC를 비롯해 10여개 사에 이르고 있으며, 그 폭도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삭감은 대다수 언론사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SBS가 구랍 23일 노사협의회에서 올해 상여금 1천1백% 가운데 4백%를 무기한 지급 유보하기로 결정하는 등 각 언론사가 보너스 삭감, 연월차·정근 수당 등 각종 수당 삭제, 호봉 승호 중지 등 각종 방법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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