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한겨레신문이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통일’관련 합동토론회는 선거때면 논란이 되곤 하는 ‘북풍’ 파동등의 여파로 후보들이 가급적 언급을 기피하려 하는 ‘통일문제’를 과감하게 정면으로 쟁점화한 토론이었다는 점에서 언론계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창립기념으로 기획된 이 토론회는 특히 패널리스트들이 강만길 고대교수, 김학준 인천시립대 총장, 리영희 한양대 대우교수, 정운영 경기대 교수, 작가 조정래씨등 민족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인물들로 구성돼 관심을 모았다. 통일문제를 에둘러 가지않고 정면으로 쟁점화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토론에서도 ‘흡수통일이냐, 평화통일이냐’, ‘통일될 경우 남북한 주민이 다른 쪽에 남겨두고 떠난 재산에 대한 재산권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통일비용이 과다하다면 통일을 미룰 것인가’등 통일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과 함께 ‘국가보안법을 철폐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진할 뜻은 없느냐’등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져 ‘한겨레답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한겨레의 ‘통일토론회’는 그러나 개최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승리 21’의 권영길 후보 초청이 다른 후보들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으며 당초 예정됐던 YTN의 중계도 토론주제등의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한겨레는 지난번 후보별 정책검증 토론에서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후보와 함께 권영길 후보에게도 동일한 지면을 제공하는 등 재야·노동계 후보인 권후보를 다른 후보들과 동등하게 대우한데 이어 이번 합동토론회에도 권후보를 초청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후보들의 반발로 성사되지 못했다. 한겨레는 토론회가 지상 중계된 7일자 신문에 권영길후보와의 단독 ‘통일인터뷰’를 게재하는 배려를 보였다.

방송 중계와 관련해서도 CBS와 함께 생중계하기로 한 YTN측이 “통일문제 단독주제일 경우 다른 언론사 주최 토론회등과의 형성평문제 때문에 중계가 곤란하다”고 통보해와 후보들과 정치문제등을 일부 삽입하는 문제를 협의했으나 이번에는 한 후보측에서 “토론주제를 확대할 경우 불참할 것”이라고 역시 완강한 입장을 고수해 결국 YTN 중계는 무산됐다.

특히 이 후보측은 패널선정에도 강한 불만을 표시해 더이상 협의가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한겨레 ‘통일토론회’는 CBS와 BBS(불교방송)가 생중계했다.

한편 YTN의 중계 불방과 관련, “지난 10월 한국논단의 엉뚱한 ‘사상검증토론회’는 생중계하고 단일주제라는 이유로 ‘통일문제’를 다룬 한겨레 토론회를 중계하지 않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군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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