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방들이 광고 악화, 모기업 경영난 등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올해 개국한 인천방송 등 2차 지역민방의 경우 개국 초기부터 존폐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난 10월 개국한 인천방송은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월 광고판매액을 1백75억원으로 예상했으나 10월 광고판매액은 10분1의 수준에도 못미치는 12억원에 그쳤다. 특히 인천방송의 경우 다른 지역민방과 달리 1백% 자체편성을 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광고단가는 SBS의 1/4~1/5 수준밖에 안돼 경영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울산방송과 전주방송의 경우 광고판매액을 월2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7억원 수준밖에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전주방송의 경우 모기업인 세풍그룹의 경영난으로 H그룹으로의 인수설이 나돌고 있다.

청주방송은 모기업 태일정밀의 부도 여파로 개국한지 1달보름 만인 지난달 14일 지역 중소업체 두진공영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자본력이 약한 두진공영이 3~5년간의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청주방송을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청주방송 관계자들조차 불투명하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방송 등 1차 민방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민방 중 가장 규모가 큰 부산방송의 경우 올해 7~10월 광고판매액이 지난해에 비해 16~21% 하락했다.

대전방송도 같은 기간 광고판매액이 지난해에 비해 13~25%까지 하락했다. 대전방송은 제작비 절감 등 긴축운영에 들어갔고 사원들이 주축이 돼 이달 초 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자구노력에 나섰다.

개국 2년만에 대주건설에서 나산그룹으로, 다시 송촌그룹으로 3차례나 경영권이 바뀐 광주방송은 현재 상여금조차 제대로 주지 못할 만큼 경영이 악화된 상태다. 광주방송은 지난 10월 지급분 상여금을 한달 뒤 30%밖에 지급하지 못했으며 상여금 1천%를 7백%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대구방송은 지역민방 가운데선 유일하게 올해 소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방송은 FM개국, TBC문화재단 설립 등의 투자액을 빼면 올해 1억원 가량의 실질적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방송 역시 올해 7~10월 광고판매액이 지난 해에 비해 15~18% 하락했다.

방송관계자들은 공보처가 지역경제 실정을 무시하고 방송허가를 남발한 데다 IMF사태 등 경제난까지 겹쳐 내년에는 지역민방의 인수, 합병 등 방송구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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