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하는 개혁이 아니라 건설하는 개혁을 하겠다. 개혁이 결과적으로 기자들의 후생복지 악화나 고용불안을 초래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 21일 국민일보 백화종편집국장의 전격 경질에 이어 후임으로 편집국장 자리를 맡게된 최상현(48) 신임편집국장은 ‘YS식 개혁은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해 앞으로 편집국내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76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최국장은 88년 국민일보 창간과 함께 자리를 옮겨 경제부장, 논설위원 등을 거쳐 22년만에 편집국장 자리에 올랐다. 최국장은 전주고,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개혁’을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지면개편이나 조직개편 계획이 있는가.

“국민일보는 지난해 시설투자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44%의 영업신장률을 기록했고, 이같은 신장세에 힘입어 재단에서도 지원금을 30%가량 인상해 주기로 했다. 국민일보는 98년 3월 신사옥 입주와 함께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면개편을 위해서는 수도권부와 북한부를 신설해 일단 5월1일자부터 면을 조정, 수도권뉴스와 북한뉴스를 강화했으며, 6월부터 ‘섹션신문’을 만들 계획으로 경쟁지들의 섹션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기자조판’ 등의 조직개편은 시대 흐름으로 거역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관련 종사자들의 생각과 후생복지 등을 신중히 검토해서 불이익이 없도록 순차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신문마다 이제 대선보도 체제로 들어가고 있다. 대선보도전략이 있다면.

“대선보도를 위해 치밀한 준비중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획기사를 통한 ‘돈 안드는 선거’ 캠페인, 공청회와 세미나, 대대적인 여론조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민간선거감시운동단체와 함께 공동캠페인을 준비중이며 회사에 돈안드는 선거를 위한 아이디어 및 고발창구를 만들 계획이다.”

-국민일보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한다면.

“종교면은 우리신문만의 차별화된 강점이자 ‘썩은 사회의 빛’이라고 생각한다. 종교면을 활용해서 국민일보만의 고상한 멋을 지향해나갈 것이다. 약점이라면 신생 언론사로서 연조가 짧아서 취재역량, 편집·보도역량, 조직적인 운영 측면에서 노하우 축적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노하우, 방법론 등을 축적해 나가면서 시정해 나갈 것이다. 국민일보는 지금부터 중흥기에 들어갈 것이다.”

-국민일보는 95년 재단과 마찰을 빚는 등 진통을 겪었다. 재단과의 관계는 어떤가.

“먼저 얘기했듯이 재단에서는 오히려 재단지원금을 인상하기로 하는 등 국민일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또 국민일보는 재벌신문들과는 달리 자본으로부터의 간섭이 거의 없다. 종교재단에서 만드는 신문이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으나 종교재단은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니라 사명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어서 성격이 다르다. 국민일보 만큼 편집국장의 권한이 큰 신문은 없다고 본다. 만약 국민일보 신문지면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재단이나 사장의 책임이 아니라 전적으로 편집국장의 책임이다.”

최국장은 마지막으로 후배기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뛸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바람막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사람들은 기자들이다. 편집국장으로서 후배기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일하는 원동력은 ‘인화’에서 온다. 신생사로서 각기 다른 언론사 출신들이 모인 국민일보로서는 더욱 ‘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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