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다면 매년 한권씩의 책을 펴내겠다” 조선일보 출판부 조성관 기자의 다짐이다. 최근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여성 차별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 ‘딸은 죽었다’(베스트셀러 간)를 펴낸 조기자는 모두 4권의 저서를 갖고 있다. 94년엔 ‘대통령과 기자들’, 95년엔 번역서 ‘위대한 캐나다를 꿈꾸며’, 지난해엔 자신의 캐나다 연수 체험을 토대로 ‘붉은 단풍잎속의 모자이크’를 발간했다.

해마다 한권씩의 책을 내겠다는 자신과의 다짐을 충실히 지켜오고 있는 셈이다. 올해의 약속은 일찌감치 끝마쳤다.

‘딸은 죽었다’는 기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성차별 보고서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성차별 실태가 풍부한 사례 중심으로 엮어져 있다. 취재현장, 직장, 가정, 대학, 친목모임 등 한 남성기자의 성차별 보고서의 취재 대상은 무한히 넓다. 사건기자가 무심코 흘려 넘긴 1단 기사도 조 기자에겐 좋은 소재감이다.

조 기자가 책 내는 작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기자들이 단순히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자기목소리를 가져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 때문이다.

“서른 여덟입니다. 기자생활 10년째인데 남의 얘기를 받아만 쓰는 기자직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칼럼니스트가 아닌 이상 책 출판이 유일한 통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문제, 다시 말해 ‘휴머니즘’을 책 쓰기의 큰 줄기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딸은 죽었다’의 서문에서 “다섯 살된 딸의 미래, 여자로서의 행복한 삶을 위해 아빠가 할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를 강조한 그는 ‘책 쓰기’가 기자사회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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