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자들은 김영삼 정부가 각종 언론통제 사실에도 불구하고 언론자유가 그 이전보다 신장됐다(68.7%)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위축됐다는 의견은 4.7%로 소수에 그쳤다. 학자들이 이같이 판단하게 된 것은 과거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져온 군사정권하에서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통제가 적어도 현 정부 하에선 사라졌다는 점을 주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학자들은 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선 별로 후한 평가를 내리지 않아 현 정부의 보이지 않는 언론통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현 정부의 언론정책을 묻는 질문에 과거정권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60.0%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으며 과거정권에 비해 진일보했다는 응답은 33.8%에 그쳤다.
언론자유를 위축시킨 책임에 대해 응답자의 과반수에 육박하는 42.3%가 언론사주를 꼽았다. 언론자유를 위해 앞장서야 할 언론사주가 그 반대의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권력과 자본의 언론통제가 상대적으로 약화된 가운데 사주의 상업주의,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편향성이 편집에 두드러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권력기관이라는 응답도 23.1%에 이르러 아직도 권력에 의한 언론통제가 온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업 언론인이라는 응답도 19.2%로 나와 현업 언론인의 자기검열도 언론자유에 중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언론(32.3%)은 정치권력(49.2%) 다음으로 우리 사회에서 막강한 맹위를 떨치는 집단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지난번 ‘시사저널’의 창간기념 여론조사 때도 확인된 바였다. 언론은 재벌집단(16.9%)보다도 약 두배 가량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렇게 막강해진 언론이 이번 대선에서 중점보도해야 할 내용으론 정책소개와 검증(67.7%)이 가장 중요하게 꼽혔다.

그 다음으론 후보자 소개와 검증(24.6%)이 꼽혔다. 우리 언론의 경마식, 흥미위주식 선거보도에 대한 경종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듯싶다.

설문 내용


문1)교수님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뒤 언론의 자유가 그 이전에 비해 신장되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더 위축되었다고 보십니까?
①매우 신장됐다 10.9%
②다소 신장됐다 57.8%
③차이가 없다 26.6%
④다소 위축되었다 4.7%
⑤매우 위축되었다 0.0%
⑥잘 모르겠다 0.0%

문2)만약 위축됐다면 가장 큰 책임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①권력기관 23.1%
②언론사주 42.3%
③광고주 3.8%
④현업 언론인 19.2%
⑤언론노조 0.0%
⑥기타 0.0%
⑦잘 모르겠다 11.5%

문3)선생님께서 김영삼 정부의 언론정책을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①과거정권에 비해 진일보 했다 33.8%
②과거정권과 마찬가지다 60.0%
③과거정권에 비해 퇴보했다 4.6%
④잘 모르겠다 1.5%

문4)15대 대선에서 언론이 중점 보도해야 할 내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정책소개와 검증 67.7%
②후보자 소개와 검증 24.6%
③정치판세 3.1%
④선거절차 3.1%
⑤유권자 동향 0.0%
⑥기타 1.5%
⑦잘 모르겠다 0.0%

문5)정치권력과 재벌, 언론 중 사회적 영향력이 가장 큰 집단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정치권력 49.2%
②재벌 16.9%
③언론 32.3%
④잘 모르겠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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