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자 TV토론은 어떤 방식으로, 또 누구의 주관으로 진행해야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가장 효과적이고도 공정하게 할 수 있을까.

지난 9일 시청자연대회의(상임대표 김상근)가 ‘97 대통령선거의 TV토론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개최한 시청자포럼에서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됐다.

한국언론연구원의 이종수 연구위원은 ‘97대선 TV 토론회와 시민참여’란 기조발제를 통해 토론회의 방식과 관련, 연설토론식, 공동기자회견식, 시민포럼식 등 5가지 토론회 방식을 제시했다.

이 위원은 특히 지난 92년 미국대통령 선거 TV 토론시리즈 중 2번째였던 리치몬드타운홀 미팅(Richmond town hall meeting)이 그 원형이 된 것으로 언론인이나 전문인으로 구성된 패널리스트가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조사기관에 의해 선정된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 후보자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는 시민포럼형을 유권자들을 능동적인 참여자로 만드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한 주최자 선정문제와 관련, “한국사회에서 공정성, 민주성, 전문성을 띈 토론회 주최자가 될 수 있는 기관이 어디인가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시급하다”고 전제한 뒤 △ 각 방송사 대표로 구성된 협회에서 만든 자율조직체 △시민대표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독립적 기구 △방송위원회와 같이 중립성이 보장된 공적기관 등에서 토론회 주최자를 맡는 방안들을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TV토론 평가 및 토론에 대한 피드백 작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토론회에 대한 신문, 방송의 보도가 토론회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며 “언론은 흥미위주로 누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누가 지고, 이겼는지에 관심을 쏟기보다 토론회를 통해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토론회에 대한 비판적 시청과 시민들의 반응에 대한 피드백을 신속히 수용하고 다음 토론회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시키기 위해 미국의 디베이트와치 96(Debate Watch 96)과 같은 시민조직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디베이트와치 96(Debate Watch 96)은 미국의 유권자들이 후보자들과 이슈에 관해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유권자들이 지난 96년 TV중계된 2번의 대통령 후보 토론회와 1번의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 관해 소그룹으로 모여 정취, 토론하여 작성한 보고서를 수렴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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