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한보청문회는 끝나고 이제 청문회에 대한 공과를 따지는 논의가 뒤따르고 있다. 특히 청문회와 관련해 방송이 과연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대해 언론학계가 검증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방송비평회(회장 최창섭 서강대 신방과 교수)는 지난 7일 ‘한보청문회 방송 보도,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서강대 방송아카데미 김기태교수는 청문회 방송보도의 문제점으로 단순중계 중심의 경향과 선정적 보도태도를 지적했다. 김교수는 “방송이 청문회장의 상황과 발언만을 중계하거나 요약보도한 데 그쳤을 뿐 이와 관련된 추적보도나 기획보도엔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고, 누가 무슨 말을 얼마나 재미있고 드라마틱하게 했는가에만 주목해 청문회를 TV정치쇼화했다”고 비판했다.

김교수는 이밖에 △중복 생중계 방송으로 인한 전파낭비 △TV화면을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처리한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교수는 그러나 청문회와 이에 대한 보도는 “성숙한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며 청문회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청문회 보도가 개선되려면 1차적으로 △청문회에 대한 전문가 인력 및 예산 지원 △특위위원들의 자질향상 △특위위원간의 공조체제 구축 등 청문회의 제도 및 운영방식이 개선돼야 하겠지만 방송사 자체적으로도 청문회와 관련해 나온 의문과 의혹들을 추적해 밝히는 등의 핵심을 강조하는 보도태도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지적했다.

문화일보 김사승 기자는 “방송사도 신문사처럼 청문회 기간에는 단순 중계인력 뿐 아니라 보도제작국의 다른 인력까지 투입해 추적·심층보도가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진대 신방과 황인성 교수는 “언론이 청문회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해 시청자의 이해와 판단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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