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사가 인사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마디로 승진해야할 대상자는 많은데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는 것. 특히 CBS 노사는 현안으로 닥친 차장급 인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59명을 포함, 2000년까지 차장 승진 대상자가 1백70명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1백70명 전원이 차장으로 승진할 경우 2000년에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이 간부가 되는 상황이다.

지난 9월초 회사측은 이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인사고과와 함께 ‘차장대우 승진 자격시험 실시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의 요지는 사규 및 기본편성 사항에 대한 ‘필기시험’과 승진대상자의 업무를 주제로 한 ‘논문시험’, 인사고과 성적을 반영해 이 두가지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 한해 승진시키자는 것. 그러나 노조측은 비현실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며 형평에 맞지 않는 인사라며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어 거부했다.

노조는 현재 노사간의 공동기구를 통해 다면적 평가 방식에 기초한 인사고과, 교육훈련을 통한 평가, 논문 심사, 직급제 도입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인사제도를 정립한 후 인사를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인사방안을 인사대상자인 노조원과 협의하기 힘들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간의 입장이 이처럼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인사문제를 일으킨 근본적인 책임은 노사 어느쪽에도 있지 않다는 게 노사 모두의 생각이다.

지난 80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단행한 언론통폐합과정에서 CBS에 보도와 광고를 금지한 것이 발단이 됐다는 것.

5공의 이같은 조처로 87년말까지 인원채용을 거의 하지 않다가 CBS에 보도와 광고가 허용된 87년말 직후 7년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공채 10기부터 사원을 대규모 선발했는데 그 당시 선발된 인원들이 이제 차장 이상의 승진 대상자가 돼버렸다는 것.

총칼로 정권을 잡았던 5공의 언론통페합 망령이 CBS 노사를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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