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방송교류재단이 공보처 감사 결과 물품 구입 및 외주제작 계약과 관련 수천만원을 과다 지급하거나 무자격 입찰자를 낙찰하는가 하면 공채에 응모하지 않은 사람을 편법적으로 선발하는 등 파행운영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찬용 교류재단 이사장의 자녀들을 직원으로 채용,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실인사 의혹까지 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감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공보처가 이강식 기조실장에 대해서만 1개월 정직 처벌을 내리고 대부분 주의, 시정, 경고 조치에 그치도록 지시함으로써 은폐·축소 의혹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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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정동채 의원이 요구한 공보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류재단은 방송장비, 프로그램 계약과 관련 KBS 영상사업단과 ENG카메라 등 방송장비 2백90점을 수의계약하면서 1점도 납품되지 않은 시점에 전량납품된 것으로 허위검수 조치하고 다음날 계약금 2억9천만원을 전액 지급해 이자손실을 발생케 했으며 4천5백만여원의 지체상금을 미징수했다.

교류재단은 또 방송장비 라인 모니터 1백49대를 구매하면서 결정단가보다 4백90만원을 과다지급했으며 방송장비 구매 입찰시 입찰보증금을 적게 낸 무자격입찰업체 동유무역(주)을 참가시켰으며 이 업체가 예정가격보다 고가 입찰했으나 낙찰자로 결정했다.

교류재단은 이밖에도 97년 1/4분기에 공익자금 사업비에서 6억9천2백만여원을, 임대보증금에서 13억2천3백만여원을 가지급금으로 부당집행했으며, 96년 공익자금 변경 사용건에 대해서는 공익자금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 및 공보처장관의 승인없이 우선 변경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 및 직급부여와 관련해서는 96년 하반기 직원 공개채용시 서류전형이나 실기시험도 치르지 않은 4명을 면접시험에 포함시켜 채용했으며 신입사원들에 대한 직급부여시 학력·경력 등의 인사고과 자료와 관계없이 임의적으로 직급을 부여했다.

교류재단은 또 예산에 계상되지도 않은 인턴, 위원 등 사원 24명을 채용하고 이들에 대한 보수를 공익자금 사업비에서 임의로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이찬용 교류재단 이사장의 아들과 딸이 교류재단에 근무하는 것으로 밝혀져 정실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한 재단운영에 필수적인 인사·회계·복무규정 등 주요규정을 재단이 설립된지 8∼11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이사회의 심의·의결도 거치지 않고 제정·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사회를 소집하거나 서면으로 통보, 확인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의사록을 작성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7일까지 10일간 이뤄진 감사 결과 적발된 이같은 전횡과 관련, 공보처는 3건에 대해서만 문책 조치 하고 나머지 부분은 통보, 주의, 개선, 시정요구로 그쳤다.

지난 6일 열린 공보처 국정감사에서 국민회의 정동채 의원은 이같은 자료를 토대로 교류재단 운영의 파행상을 지적하면서 오인환 공보처장관의 책임을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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