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창원 2공장 노동자들이 8일째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 1천여명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19일 건설중장비 공장을 스웨덴 볼보사에 지게차 공장을 미국 클라크사에 각각 매각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비상대책위를 구성, 고용안정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23일부터 전면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비대위는 △볼보와의 인수조건 등 계약내용 공개 △매각시 보상금으로 70개월분 임금지급 △고용승계하지 않을 경우 감원대상자들에 대해 명예퇴직금 지급 △볼보와의 정식계약시 사측과 비대위를 포함한 3자 협상 △체불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25일에는 게차와 포크레인을 앞세우고 한국중공업 정문까지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26일에는 ‘삼성자동차 화형식’ ‘이건희 회장 장례식’등을 갖는 등 격렬하게 투쟁을 벌이는 한편 유령노조에 대항하기 위해 1천1백여명의 사원들로부터 노조가입 원서를 받아 노조설립을 추진중에 있다.
비대위측은 “두 차례에 걸쳐 회사와 협상을 가졌으나 회사측이 보상금 위로금 지급을 거부하는 등 책임있는 자세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삼성그룹 비서실 등 책임있는 협상단으로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노사협의회에서 1인당 5백여만원의 복리 후생비를 반납하고, 월차휴무를 무급휴가로 대체하는 등 많은 희생을 감수했음에도 전격적으로 매각 계획을 추진하려는 데 전 사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협상이 안되면 삼성과 같이 망하자는 자포자기의 심정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의 이번 파업은 지난 97년 1월 15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협의회 소속의 노동자 2천여명이 ‘날치기 노동법의 무효’를 주장하며 2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이후 처음 있는 삼성계열사의 파업으로 무노조경영을 고수해온 삼성 계열사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파업은 또한 기업의 인수·합병·양도시 정리해고를 인정한 개정 노동법 적용을 우려한 노동자들의 첫 저항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