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꿀맛 같은 방학을 끝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기분이다.”
1일 중앙일보 편집국은 흡사 초등학교 개학일 같은 풍경이었다.

지난달 1일부터 ‘재충전휴가’에 들어갔던 26명이 새로운 기분으로 출근한 것이다. 여기저기서 수인사가 오갔고 이들의 경험담으로 이야기 꽃이 폈다.

재충전 휴가를 다녀온 기자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업무와 잡다한 인간관계에 함몰돼 정신 없이 보낸 기자 생활을 차분히 되돌아보고 머리를 식힌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했고 건강에 활력을 불어 넣었으며 ‘스킨 십’류의 절실한 가족애를 체험했다는 것이다.

폐광촌 등 전국을 답사하거나(정치부 전영기 기자), 유럽(경제부 손병수기자), 중국(국제부 유광종, 이현상기자), 뉴질랜드(사진부 조병철기자) 등 국내외 여행을 다녀온 기자들도 상당수에 달했고, 문학 담당인 문화부 이경철 기자는 지방에 칩거 중인 문인을 방문, ‘문학’과 ‘인생’을 논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 기자의 경우 아이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애가 변했다. 과거보다 자신감도 강해졌고 훨씬 명랑해졌다”며 “집에 무슨일이 있느냐”는 전화를 받을 정도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낸 사람도 많았다.

기자업무에도 재충전휴가가 큰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기자는 이번 재충전 휴가 기간중 신문을 취재원 입장이 아닌 평범한 일반 독자 입장에서 꼼꼼히 읽고 분석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2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오전엔 서점, 오후엔 도서관에서 한갓지게 책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이 기자는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하게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하는지 곰곰히 관찰하고 일정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뜻하지 않은 재충전 휴가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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