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로 창간된 한겨레신문이 지난 10년간 이뤄온 성과와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어떤 것인가. 지난 12일 한겨레신문이 창간 열돌을 맞아 연 ‘한겨레, 10년 성과와 미래’ 심포지엄은 지난 시절 재야민주인사들과 뜻있는 지식인들이 곧잘 되뇌이던 ‘제대로 된 신문 하나만 있어도…’에서 ‘이제 우리들은 제대로 된 신문 하나를 갖고있는 셈인가’를 진단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국민주신문의 가능성 - ‘한겨레’신문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주제발표한 장하성(고려대 경제학)교수는 “한겨레가 이익창출에 소홀히 하면 안되는 이유는 자립적인 자본조달로 편집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임금수준을 향상시키며 광고로부터의 독립을 지켜내기 위한 것”라며 “현재 한겨레신문이 부닥친 어려움을 잘 해결해야 진정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광고주협회가 조사한 97인쇄매체수용자조사에 따르면 ‘중앙지 신뢰도·정확도 평가’에서 한겨레신문이 단연 선두를 차지했지만, 주독자층인 20~30대 연령층이 한겨레 외에도 모 중앙지에 함께 몰린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토론자로 나선 엄주웅 언론노련 정책실장은 “과도한 생존논리가 한겨레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될지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며 “확장의 논리는 언론자유에 내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다운 생활보장 차원에서 볼 때 한겨레는 결과적으로 경영을 잘못했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한겨레 노사관계는 정상적 노사관계를 넘어선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곽노현 (방송대 법학)교수는 “우리사주조합을 육성하기 위해 기간을 설정, 신주발행·증자를 해야 한다”며 “금융기법을 개발해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겨레신문 10년, 진보적 대중지는 가능한가’를 주제발표한 엄영호(부산대 신방과)교수는 “한겨레는 기존 언론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의욕은 앞서면서도 현실적인 취재여건이 불리하다”고 지적, 지면의 차별성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선결과제임을 강조했다. 엄교수는 정권교체후 한겨레를 두고 ‘새 여당지’라는 지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지면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토론자로 나선 주동황(광운대 신방과)교수는 “한겨레는 가로쓰기를 선도한 것은 물론, 자본과 권력에 맞서 진보성을 제시하는 등 뚜렷한 차별성을 드러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중성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겨레의 특성을 살려 진보성이란 중심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박용규(상지대 신방과)교수도 “진보적 대중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르몽드’처럼 대중성이 제약되거나 ‘아사히’처럼 대중성에 매몰되는게 아니라, ‘한겨레’만의 대중성을 위한 ‘특화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회를 본 김종철 한겨레 논설위원은 “한겨레가 천명한 진보적 대중지란 ‘대중성에 좀더 무게를 둔 것이지만, 그렇다고 진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고민이 반영된 용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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