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최근 판매 전략을 둘러싸고 경영진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측이 판매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각 지국에 내려보내는 확장지를 줄이는 등 ‘축소 전략’을 채택하자 오홍근 판매 담당 상무가 강하게 반발, 사표를 제출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오 상무는 지난 14일 사표를 제출한후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회사측은 오 상무를 휴가처리했다. 오 상무의 사표는 중앙일보가 그간 중앙지 차원의 판매경쟁을 주도했다는 점, 경영한파속에서 각 신문이 판매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앙일보는 지난 5월초 경영지원실에서 지난해 판매비용 지출과 관련 실사 작업을 벌였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비 절감 방안 마련이었지만 판매 비용이 방만하게 집행됐다는 판단 아래 이에 대한 사실 규명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회사측의 실사는 판매국이 경영개선 차원에서 구독료 대폭 인상을 포함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 보고한 것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시 중앙 판매국은 신문 지면을 60면으로 증면하고, 현재의 3섹션 체제에서 4섹션 체제로 전환하는 대신 구독료는 지금의 2배인 2만원으로 인상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상무 주도로 작성된 이 개혁안은 광고수주가 현 상태를 유지하고 기존 독자 가운데 55% 정도 가량이 구독을 계속할 경우 큰 폭의 흑자를 올릴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마디로 광고 중심에서 판매 중심으로 발상의 대 전환을 시도하자는 것이 개혁안의 요체였다.

그러나 이 개혁안은 회사 고위 경영진에 의해 혹독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경영을 너무 모른다”는 식의 평가마저 나왔다. 이 과정에서 회사 고위 경영진과 오 상무간에 ‘틈’이 발생했다. 오 상무는 경영지원실의 실사 결과 “자금 사용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직후 사표를 제출했다.

오 상무 사표는 현재 수리되지 않고 있지만 오 상무는 “회사를 떠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측은 “다소간의 사정이 있지만 휴가가 끝나면 조만간 다시 출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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