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터뷰를 가진 프레스센터 김문원 신임 이사장은 정치인 출신답게 답변에 막힘이 없었다. 신문회관 재설립, 이사 선임 문제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또 시원스럽게 털어놓았다.

특히 실직언론인을 위해 프레스센터가 해야 할 역할과 의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답변했다. 신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김 이사장은 17년만에 다시 언론계로 돌아왔다며 고향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기분좋다고 감회를 밝혔다.

-우여곡절끝에 부임한 것으로 압니다. 업무파악은 하셨습니까.

아직도 브리핑을 받고 있는 단계입니다. 와서 보니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 있더군요. 구성원들이 우울한 기분을 떨쳐 버리고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생각입니다. 오랫만에 만난 동료언론인들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더군요. 할일이 참 많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프레스센터는 구조조정을 거쳤습니까.

본래 직제상 88명이 정원입니다. 아마 지금 80명을 겨우 넘을 겁니다. 그렇다고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구조조정을 피할 순 없겠지요. 하지만 감원보단 인력 낭비 요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할까 합니다.

-정치인 출신으로 잠시 쉬어가는 자리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던데.

17년만에 언론과 유관한 일을 맡아 유쾌합니다. 지인들과 고민을 함께하고 세상 얘기를 나누는 일이 더 없이 기분좋습니다. 물론 제 자신이 정치인인 것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만, 항상 그래왔듯이 현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람의 운명은 알 수 없는 것이나, 재임 기간 동안 명실상부한 언론인의 전당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기울이겠습니다.

-언론단체에선 프레스센터를 환수해 신문회관으로 재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언론단체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언론단체와 프레스센터가 공동 운영위 등을 설치하자고 합의했습니다. 신문회관 재설립을 위한 연구 검토도 지시한 바 있습니다. 임기내에 반드시 신문회관 재설립 문제를 끝내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정부에도 이를 요구할 생각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얘기인데, 신문회관 건립도 사실은 김종필 총리 서리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것입니다. 비뚤어진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지요.

-프레스센터 이사·감사직이 공석으로 남아 있는데.

그 문제 때문에 살이 빠질 지경입니다. 솔직히 청탁이 많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언론인 출신으로 채운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감사직은 비상임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매출액이 겨우 1백억원을 넘고 있는 곳에서 감사를 상임으로 두고 있다는게 말이 됩니까.

-실직언론인을 위해 발족한 고용정보센터가 아직도 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관리이사에게 사무실 마련을 이미 지시했어요. 7~8월내에 공간이 준비될 것 같습니다. 왜 그동안 지원하지 않았는지 의아해요. 얼마나 언론인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까.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새로운 사업구상이 있다면.

특색있게 운영해볼 생각입니다. 작년에 1백명이 넘는 언론인이 프레스센터 지원으로 해외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실속은 그리 많지 않았던 듯 합니다.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해외 연수는 자제하는 대신 가더라도 확실히 뭔가 남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잘 짜야 합니다.

남북통일에도 언론이 대비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명확한 원칙도 없이 프레스센터 지원 사업이 다소 방만하게 시행되었다고 전제한 후,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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