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선거를 열흘 며칠 남겨 놓지 않고 언론은 선거에 대하여 유권자들이 무관심하다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하여 역대 선거에 비교하여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가장 낮을 것이라는 추측도 하고 있다.

언론은 그 원인으로 지역분할 구도, 정당과 후보자들의 네거티브 선거운동, 쟁점이 없는 선거판, 경제한파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하기 전에 언론은 적극적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는지 스스로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확인 소홀 추측 보도 많아

김선길 해양수산부장관과 최재욱 환경부장관이 불법 판권선거운동을 했다고 한나라당에서 발표하였으며, 이외에도 판권선거운동을 했다고 한나라당에서 발표하였으며, 이외에도 판권선거운동 사례를 신문들이 제각각 보도하였다.

그런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한나라당의 불법관건선거발표를 사실확인 없이 그대로 보도하였는가 하면 혐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장관들까지도 싸잡아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26일자 6면 열기 더하는 관건선거 시비에서 김선길 해양수산부장관, 최재욱 환경부장관과 이해찬 교육부장관에 대한 한나라당의 불법선거운동 발표 내용을 사진과 함께 크게 싣고 있다. 또한 그 옆에는 지방공무원 줄줄이 줄서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여당과 관건선거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사설 장관들이 선거판에 왜?에서도 두 현직 장관이 선관위의 조사를 받을 단서를 제공한 사설만으로도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며 두 장관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26일자 사설 현직장관의 선거운동에서 김·최 두 장관에 대해 노골적인 선거운동 개입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선관위가 철저한 조사를 벌여 지위를 불문하고 법에 따른 조치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신문들은 많게는 세명, 적게는 두명의 장관들의 불법 관건선거운동을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는 최장관의 경우 지역구에서 의례적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나, 김장관의 행동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밝혀 두 사람의 행동을 다르게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언론은 사실 확인을 충실히 하고 더욱 신중하게 보도했어야 했다.
한겨레만 25일 23면에 선거판 흐리는 장관님 김선길 해양, 충주시장 자민련 후보 불법운동 물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장관의 불법선거운동만을 문제삼아 비판의 선을 분명히 했다.

유권자 무관심 부추키기도

대부분의 일간지들이 기사에서는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반면, 사설에서는 유권자들의 선거참여를 촉구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22일에 TV선거 무관심…미디어 선거 무색에 이어 23일자 1면 지방선거 관심 실종에서는 6·4지방선거가…국제통화기금 경제난과 정치불신에 따른 유권자들이 무관심하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또 다른 기사들을 보면 오히려 신문이 앞장서서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같은 날짜 4, 5면의 관련기사들이 대표적인데, 특히 5면의 공약… 비방… 가서보니 실망뿐은 독자들 중에 뽑힌 명예기자들의 시각을 통해 냉소주의를 극대화했다는 빈축을 샀다.

그런데 23일 사설 무관심 속의 혼탁지방선거에서는 이런 무관심 속에서 누군가가 뽑혔을 때 그가 진정한 지역사회의 대표로 일해주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국민 각자는 조용하지만 각 후보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고 선거운동을 주시해야 한다라며 독자들을 타이르고 훈계한다.

선거 무관심의 책임을 정치권과 유권자들에게 돌리고 자신들은 그들을 책망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태도다.

반면에 각 신문 사설들은 이구동성으로 유권자들을 훈계하고 있다. 무관심이 풀뿌리 헤친다(경향신문 23일자), 선거무관심에 대한 우려(동아일보 25일자), 지방선거에 관심 기울여야(한겨레 26일자), 유권자 무관심 선거 망친다(한국일보 26일 사설)등은 선거 무관심 현상을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결론에는 그래도 선거에는 참여해야 한다로 끝맺고 있다.

조선일보 역시 25일자 27면에 두 어린이가 양손을 올려 귀를 막는 사진을 내보내면서 너무 시끄러워요. 지방선거 정당 연설회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들의 연설이 아이들에게는 그저 소음일 뿐이다.라고 사진설명을 달았다. 선거운동 자체가 하나의 소음에 불과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지역주의 대변하는 판세분석

경향신문 25일자 2면 상자기사 강원 부산 최대 접전은 경기혼전 역전 가능, 혈전지역등 군사용어를 남용하면서 호남=국민회의, 충청=자민련, 영남=한나라당의 등식이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다라고 보도해 지역주의를 고착화하고 있다고 지적되었다.

중앙일보에서도 25일자 4면에 여강야약, 수도권선 큰 변화없어라는 제목으로 호남권(국민회의) 충청권(자민련) 영남권(한나라당)은 예상대로 지역연고에 의한 투표성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쓰고 있다. 이번 선거는 광역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까지 선출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묶어서 여강야약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25일 3면에서 광역단체장 선거 각 정당별 우세지역을 지도로 나타내 지역구조를 시각적으로 고착,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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