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 김영일 사장은 왜 갑자기 사표를 제출했을까. 김 사장은 당초 경영권에 강한 미련을 보여왔다. 김 사장이 사표 제출 직전까지 일관되게 자신은 유임이란 점을 되풀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15일 임원진 모두에게 사표를 제출토록하면서도 자신은 애써 사표 대상에서 제외됐음을 강조했었다. 김 사장은 20일 노조집행부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4월 8일 유임을 통보받았다.

이사회에서 해임 결의를 하지 않는한 사표를 낼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등 사장직 고수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 왔다. 특히 28일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개인 성명을 통해 통신 경력 34년의 명예를 걸고 위상재정립 실현에 온몸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피력할 정도로 사장직에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그러나 이 성명을 낸지 채 이틀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돌연 사표를 제출했고, 1일 국실장 간부회의에서 급기야 사표 제출은 곧 사장직 사퇴를 의미한다며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한 마디로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인것이다.

김 사장의 사표는 일단 개인 성명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30일 중역회의에서 연말까지 위상재정립을 실현하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그리 좋은 전례가 될것 같지 않아 사표를 낸다고 밝혔다.

어떤 형태든 이 성명이 사표 제출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 사장에 대한 청와대 등 여권내 기류는 애초부터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은 것과 관련 김 사장이 사태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연합통신 상층부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 요구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사장은 임원진 일괄 사표 이후 노조 등도 등을 돌리고 사내 여론마저 비판적으로 나타나면서 고립무원의 상태를 빠졌다. 결국 김 사장의 사퇴는 자충수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자충수가 결과적으로 사표 제출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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