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주요 지휘관 초청 오찬에서 북한 발사 추정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로 잘못 발언하는 바람에 이를 확인하느라 발언 공개가 늦어지는 등 소동을 빚었다.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발사체가 모두 단거리 미사일인지, 탄도미사일인지를 두고 민감한 상황에서 대통령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대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에서의 제2차 미국과 북한 간의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상황에서도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개인적인 신뢰와 함께 달라진 한반도 정세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단도미사일 표현이 문제가 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 발언과 관현해 “대통령 말씀 중 ‘단도 미사일’ 발언은 확인해 보니 ‘단거리 미사일’을 잘못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통령 발언후 이어진 통역본도 공개했는데, 여기엔 ‘short-range missiles’이라고 통역됐다. ‘탄도’가 아니라 ‘단거리’의 실수였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아주 긴밀한 그런 공조와 협의 속에 한목소리로, 또 아주 차분하고 절제된 그런 메시지를 냄으로써 북한이 새롭게 더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며 “그렇게 함께 긴밀한 공조를 해 주신 우리 양군의 지휘부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미동맹을 두고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그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그런 면에서 한미동맹은 결코 한시적인 동맹이 아니라 계속해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가야 할 영원한 동맹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양국의 위대한 동맹을 위하여 끝까지 함께 가자”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의 단도미사일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느라 이 내용을 직접 취재한 풀기자가 작성한 대통령 발언록 공개가 평소보다 다소 늦어지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날 간담회엔 우리 측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서욱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했고, 미측에선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 케네스 윌즈바흐 주한미군사 부사령관, 제임스 루크먼 주한미군 기획참모부장, 토니 번파인 주한미특수전사령관, 패트릭 도나호 미8군 작전부사령관 등이 왔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유근 1차장, 고민정 대변인, 김현종 국방개혁비서관, 노규덕 안보전략비서관, 박상훈 의전비서관, 1부속비서관 등이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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