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심인보의 시선집중’ 진행자이자 뉴스타파 기자인 심인보 기자가 1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SBS 노조 싸움을 응원한다”고 공개 지지를 밝혔다. 

SBS 미디어그룹의 지배주주 태영건설이 SBS 경영에 개입한다는 내부 비판이 거센 가운데 ‘방송사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강조하며 SBS 노조 투쟁에 연대 메시지를 남긴 것.

심 기자는 이날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심인보의 시선집중’ 속 코너 ‘오늘의 시선’에서 “오늘 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언론노조 SBS본부, 즉 SBS 노조”라며 지난 4월25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가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과 박정훈 SBS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소개했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SBS본부는 “태영건설이 SBS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를 통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100억원을 빼갔고 이를 다시 주주 배당해 윤 회장에게 부당이득을 안겨줬다”며 윤 회장과 박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SBS는 이에 “경영자문료는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가 그룹 전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을 지원한 대가로 지급받은 정당한 비용”이라며 노조 주장을 반박했다.

▲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심인보의 시선집중’ 진행자이자 뉴스타파 기자인 심인보 기자. 사진=MBC
▲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심인보의 시선집중’ 진행자이자 뉴스타파 기자인 심인보 기자. 사진=MBC
심 기자는 “SBS 사태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며 “본질은 방송사를 소유하고 있는 개인이나 가문이 방송사 경영에 개입해서 방송사를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는 것이 옳은가의 문제다. 즉 방송사 소유와 경영의 분리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 기자는 “엄연히 주인이 있는 사기업인데 소유와 경영이 왜 분리돼야 하느냐고요?”라고 자문한 뒤 “SBS는 그냥 사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전파라는 한정된 공공재를 할당받아서 그걸 토대로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을 하는 공적 기업이다. 일개 개인이나 가문의 손에 맡겨 두기에는 그 사회적 의미가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기자는 “지난 2017년 9월 태영건설의 윤세영 명예회장이 퇴임식에서 ‘이사 임면권만 행사하고 SBS 경영에는 일체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의 퇴임 이후 아들인 윤석민 현 회장이 그 약속을 깨려하고 있다는 게 SBS 노조 측 주장”이라고 요약했다.

이어 “언론사가 일개 가문 뜻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우 우리는 이걸 족벌언론이라고 부른다”며 “이번 싸움 승패에 따라 우리 사회가 또 하나의 변변치 않은 족벌언론을 가지게 되느냐 아니면 비록 상업 언론이긴 하나 나름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그래도 꽤 괜찮은 공적인 언론을 가지게 되느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래서 SBS 노조의 싸움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심 기자는 2005년 KBS 기자로 입사한 뒤 2014년 12월 KBS에서 퇴사하고 독립언론 뉴스타파로 이직했다. 탐사보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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