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과 인터넷 기사에 전태일 열사를 ‘전태열 열사’로 오기한 내용이 꾸준히 나오자 한겨레 내부에서 우려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지부장 정남구)가 지난달 25일 발행한 노보를 보면 2005년부터 지난달 5일까지 전태일 열사를 전태열 열사로 오기한 사례가 계속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노보 발행 이후 ‘전태열’ 오기를 전부 전태일로 고쳤다.

▲ 지난달 5일 자 한겨레 보도.
▲ 지난달 5일 자 한겨레 보도.

노조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 상황과 빠듯한 마감 탓에 현장 기자는 기사에 오·탈자를 낼 수 있다. 그래서 데스크가 있고, 교열이 있고, 야근자가 있다. 문제는 이를 바로 잡아야 하는 각 업무 단계에서 단 한 번도 ‘전태열’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노보에 따르면 한겨레는 지난 5일 자 3면에 “여영국, 노회찬 묘소로 첫 발길 ‘저격수보다 민생정치 달인으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 의원은 노회찬 의원의 ‘동지’로 불렸던 고 오재영 전 보좌관과 전태열 열사, 전태열 열사의 어머니인 고 이소선씨의 묘소도 찾았다”고 썼다. 전태일 열사를 두 차례나 전태열로 쓴 것이다.

한겨레는 다음날인 6일 자 8면에 ‘바로잡습니다’를 냈다. 한겨레는 “전태일 열사 이름을 ‘전태열’이라고 잘 못 썼기에 바로잡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가족과 독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했다.

▲ 지난달 6일 자 한겨레 바로잡습니다 보도.
▲ 지난달 6일 자 한겨레 바로잡습니다 보도.

전태열로 잘 못 쓴 표기는 여전히 한겨레에 남아있다. 2012년 10월4일 자에 쓴 “문 캠프, 선대위원장 10명 수평·네트워크형” 제목의 기사에서 “고 전태열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의원” 같은 해 4월8일 자에 쓴 “봄날 다큐의 역습…그들의 삶에 울고 웃는다” 제목의 기사에서는 “전태열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의 삶”이라고 표기했다.

2007년 8월24일 자 “문국현, 평화시장서 대선 행보 시작” 제목의 기사, 2005년 6월18일 “한국노총, 정권 퇴진투쟁 돌입” 제목의 기사에서도 ‘전태열 열사’가 등장한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노보에서 한겨레 소속 A기자는 “거의 매달 제작 사고를 내는 것 같다. 문제는 반복된다는 점이다. 독자가 그냥 넘길 사고가 아니라 창피한 수준의 오·탈자 사고, 기사 한 단락에 통으로 엉뚱한 내용이 들어가는 사고를 겪고도 편집국 차원에서 제작 사고 경위를 파악해 리뷰하는 과정이 전혀 없다. 그러니 또 사고를 내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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