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보도국장이 뉴스데스크 ‘와이드 편성’ 한 달을 맞아 진행한 노조 인터뷰에서 “기대했던 것의 70% 이상은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오동운)가 25일 발행한 노보를 보면, 박 국장은 “와이드 뉴스가 완성된 게 아니라서 성공 여부 평가는 힘들지만 스타트를 잘하고 있다 정도는 얘기할 수 있다”며 “편성에서 목표 시청률을 5%로 잡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어려울 것은 없다. ‘MBC 뉴스에 이런 게 나온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6~7%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BC는 지난달 18일 뉴스데스크 시작 시간을 오후 8시에서 30분 앞당겨 ‘85분 편성’으로 개편했다. 지상파 3사와 JTBC 가운데 가장 빠른 메인뉴스다. 8시 시간대의 경쟁을 피하면서 이슈를 선점하는 전략이라는 평가였다.

박 국장은 ‘소폭의 시청률 상승이 편성 전략 효과 아니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초 원했던 것은 8시~9시30분 시간대로 가서 JTBC 뉴스룸과 맞상대하는 것이었다. 편성 논의 과정을 거쳐 7시30분으로 왔는데 편성 이점을 노려 와이드로 개편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 박성제 MBC 보도국장. 사진=김도연 기자
▲ 박성제 MBC 보도국장. 사진=김도연 기자
박 국장은 ‘지난 한 달과 달리 앞으로 이슈가 부재할 경우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이슈가 비었다는 건 남들이 던져주는 이슈가 없다는 것”이라며 “스트레이트 기사가 모자라다는 이야기인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선택하고 집중한 것이 그날의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뉴스를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박 국장은 ‘정치 이슈의 경우 공방 기사 위주고, 경제 이슈에선 통계 기사가 적다’는 지적에 “재미없다고, 정권에 불리한 통계라고 보도하지 말라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정치든 경제든 어려운 기사를 싫어하지 않는다. 잘 풀어서 보도하면 된다. 그러려면 기자들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보도자료 그대로라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이날 노보에서 “적어도 형식 면에서 와이드 뉴스가 추구할 거라던 모델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자가 출연하는 팩트체크 코너는 방송 4번 만에 폐지됐고 기자들의 출연 빈도도 점차 줄고 있다. 뉴스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작가 시스템도 사전에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해 초반 크고 작은 실수와 사고도 잇따랐다. 결국 생겨나기 시작한 빈틈은 점차 리포트로 대체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국장은 ‘팩트체크 코너와 작가 시스템 등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에 “초창기라서 시행착오가 있다. 작가 시스템이 있어야 와이드의 빈 부분이 메워질 수 있다. 최소 6개월 정도 해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국장은 또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개편 첫 날 완성된 시스템을 보여주려 한 게 아니”라며 “기자들이 적극 의견을 개진해달라.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을 달라. 대안을 주면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 민실위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보도부문 구성원 집단지성의 힘이고 그 힘을 끌어모을 소통”이라며 “소통의 장으로서 편집회의는 활발한 토론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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