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일요서울(회장 고재구, 대표 은기원)이 실제 존재하지 않은 허구의 기자계정, 이른바 ‘유령기자’로 기사를 썼고, 신문사 사내이사가 다수 기사를 표절해온 사실이 드러나자 언론계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이를 지적하며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9일 일요서울이 최소 4명의 유령기자를 만들어 가짜 이메일 계정을 기사에 첨부해 기사를 출고해왔다고 보도했다. 지난 23일에는 일요서울 사내이사이자 회장의 아들인 고아무개 기자가 다수의 기사를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표절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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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일요서울 사내이사의 도 넘은 ‘기사 표절’]

민언련은 25일 “유령기자와 기사 표절, 한국 언론은 왜 존재하는가”란 논평에서 “미디어오늘에서 유령기자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간 이후 메일주소가 허위인 유령기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기사 생산이 멈췄다”며 “이들은 미디어오늘의 취재가 있기 전까지 기자 1인이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많게는 100여건의 기사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요서울 소속의 한 정치부 기자는 다른 언론사에서 취재한 내용을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베끼고, 다른 매체 기자가 쓴 분석기사 내용을 ‘정치권의 한 관계자’가 한 말처럼 둔갑해 기사로 냈다”며 “타 매체의 기사를 표절하고 왜곡까지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시사주간지 일요서울. 사진=일요서울 홈페이지 갈무리
▲ 시사주간지 일요서울. 사진=일요서울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민언련은 “일요서울의 행태는 어떤 구구절절한 이유를 붙인다 해도 용인할 수 없는 독자 기망 행위”라며 “일요서울 스스로 유령기자 의혹의 진실과 기사표절 실태를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지난 2017년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 심의 결과 표절금지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무려 1480건(전체 3378건, 43.8%)이라는 통계를 인용하며 해당 보도들과 함께 지난 12일 중앙일보 뉴욕특파원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을 베껴쓴 것도 언급했다.

구조적인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이 단체의 지적이다. 민언련은 “포털에 의존해 기사량, 조회수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미디어 환경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이와 같은 구조의 문제만으로 독자를 기망하는 퇴행된 언론 현실이 만들어졌다고도 보기 어렵다”며 “언론인으로서의 윤리를 내팽개치면서까지 생존해야 할 언론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언련은 “많은 언론이 그간 ‘관행’이라며 통신사 등의 기사를 베끼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이제는 유령기자까지 만들어 기사를 생산한다는 의혹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언론은 왜 있는가, 저널리즘의 가치는 무엇인가, 냉철하고도 엄중한 성찰이 필요한 때”라며 언론계에 자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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